韓赤 “北 수해복구에 10만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 급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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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단체 10건 정부승인 대기중… 유엔, 국제사회에 지원촉구 성명
일부선 “퍼주기 논란 재연될수도”

남북관계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계기로 화해·협력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북 인도적 지원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한적)는 16일 국제적십자연맹(IFRC)의 요청을 받아 북한 수해 복구를 위한 구호물자 구매를 위해 10만 달러(약 1억1200만 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적이 북한에 구호물품을 보내는 것은 2010년 10월 이후 3년 만이다. 대북 수해지원에 대해 유보적이었던 정부의 태도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가 이날 북한에 제안한 대로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해 23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하게 되면 인도적 지원 문제도 논의할 방침이다. 북한은 역대 적십자 회담에서 식량 지원 등을 요청해왔다. 정부 일각에서는 “쌀 지원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기는 어렵고 수해지원 명목으로 구호물자를 우선적으로 북으로 보내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단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영유아 및 취약계층 지원과 관련해 5개 국내 민간단체와 유니세프의 대북 지원을 승인했다. 정부의 결정 이후 현재까지 5개 단체가 추가로 대북 지원을 신청했고 기존에 보류된 단체를 포함해 총 9개 민간단체의 신청 10건이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유엔도 개성공단 합의 타결과 이산가족 상봉 제의 소식이 전해진 15일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을 촉구했다. 유엔은 세계식량계획(WFP) 등 산하기구를 통해 대북 지원을 해왔다. 한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남북 관계의 변화 기류가 나타나고 있어 그동안 정부의 승인 거절을 우려했던 국내외 단체들도 인도적 지원 요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민간의 인도적 지원이 쏟아질 경우 자칫 ‘대북 퍼주기’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승인하기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추가 지원 승인을 결정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수해지원 여부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을 한다고 밝혔지만 개성공단의 실질적 재가동은 물론이고 북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자칫 북한 내부와 국제사회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도 정부의 또 다른 고민이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과거처럼 수십만 t의 식량 지원은 정치적 목적이 반영된 것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며 “민간과 협의해 소규모라도 꾸준하게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북한 내 분배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개성공단#수해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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