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삼성 배영수, 프로 14년차에 다시 한 번 진화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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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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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배영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배영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12승 투수의 또 다른 시도…새 변화구 너클볼 시도

이미 전설에 가까운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 투수다. 그러나 진화를 위해 새로운 변화구의 장착마저도 주저하지 않았다. 개인통산 112승을 올리고 있는 삼성 배영수(32)가 너클볼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너클볼만큼이나 변화무쌍한 배영수의 변신 이유를 들여다봤다.

● 통산 112승 투수, 너클볼을 던지다!

배영수는 15일 마산 NC전에 선발 등판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공 3개를 던졌다. 예상치 못한 코스로 공이 들어오자 포수 이지영도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너클볼이었다. 아직 한국프로야구에서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구종이다. 하루 뒤 배영수는 “사실 7월 31일 KIA전에서 이용규를 상대로 처음 던져봤다. 어제(15일)는 3개를 던져봤다. 하나는 스트라이크, 하나는 볼, 마지막 한 개는 파울이었다”고 밝혔다. 이지영은 “체인지업 사인 때 너클볼이 왔다. 궤적을 예측하기 힘든 공이었다”고 설명했다. NC 전력분석팀은 2개는 체인지업, 1개는 슬라이더라고 봤다. 이전까지 배영수가 전혀 던지지 않았던 공이었기에 판단이 매우 어려웠다.

배영수는 통산 112승91패3세이브를 올린 투수다. 32년 프로야구 역사상 배영수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둔 투수는 12명뿐이다. 기록상 이미 대투수다. 올 시즌에도 10승3패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진화를 위해 이처럼 끈임 없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 112승을 넘어서!

배영수의 112승은 김시진 롯데 감독이 선수시절 삼성에서 거둔 111승을 넘어선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승 기록이다. 그럼에도 배영수는 새 출발을 도모하고 있었다. 그는 “투수는 어떻게 던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속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고 있다. 올 시즌 방어율(4.68)도 높고 안타도 많이 맞고 있다(피안타 143개). 오늘 신문기록을 보고 깜짝 놀랐을 정도다. 사실 직구와 똑같은 팔 스윙으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서 변화구의 제구력이 조금 들쑥날쑥하고, 안타도 많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계속 스윙을 일정하게 가져갈 생각이다. 그래야 타자를 속일 수 있다. 너클볼도 그래서 던져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 태어나서 처음 밟은 1루쪽 투구판

스스로 택한 진화는 또 있었다. 15일 NC전에서 배영수는 야구공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투구판의 3루쪽이 아니라 1루쪽을 밟고 투구했다. ‘0점 조절’에 매우 민감한 투수로선 굉장히 용감한 시도다. 그만큼 큰 고심이 뒤따랐다. 그는 “왼손타자들을 상대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을까 생각하다 투구판의 위치를 바꿨다. 야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었다. 바깥쪽 승부가 더 수월했다. 우타자는 3루, 좌타자는 1루로 바꿔가며 던지면 정말 좋겠지만 사실 한 경기에서 그렇게 던지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고 밝혔다.

1984년에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한 로저 클레멘스는 1997년 스플리터를 장착하며 한 단계 더 진화한 최고의 투수가 됐다. 배영수도 클레멘스와 똑같은 프로 14년차에 또 한번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112승 그 이상을 향해-.

창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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