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살토 코플리 “‘올드보이’ 리메이크, 독창적 악역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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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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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살토 코플리. 동아닷컴DB
배우 살토 코플리. 동아닷컴DB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할리우드 밖에서 영화를 만들지만 세계와 공감하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배우 살토 코플리는 출연하는 영화와 그 속에서 풀어내는 다양한 이야기를 자신의 고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상황에 빗대어 말하기를 즐겼다.

남아공과 한국의 영화시장을 비교하는 것도 같은 방식이다. “두 나라는 할리우드를 통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단골 출연자로 친숙해진 남아공의 대표 배우 살토 코플리가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내한했다. 29일 개봉하는 새 영화 ‘엘리시움’을 알리기 위해서다.

“한국에 간다고 하니, 남아공 친구들이 ‘강남스타일’의 나라에 가는 걸 부러워했다”고 밝힌 그는 진솔하고 유쾌한 말들로 짧은 내한 일정 동안 한국 팬들을 모으고 돌아갔다.

● ‘디스트릭트9’으로 할리우드 입성…블록버스터로 인기↑

한국 관객들이 살토 코플리를 알게 된 건 2009년 개봉한 영화 ‘디스트릭트9’부터였다.

개봉할 때까지만 해도 ‘디스트릭트9’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유명한 피터 잭슨 감독이 제작을 맡은 사실로만 주목받았고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개봉 직후 상황은 바뀌었다.

외계인이 침공한 남아공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리는 데 성공해 흥행을 이뤘고 주연 살토 코플리와 연출자 닐 블롬캠프 감독 역시 스타덤에 올랐다.

두 사람은 남아공에서 태어나 자란 친구 사이다.

살토 코플리는 “닐 감독과는 15세 때부터 같이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고 돌이켰다. 닐 감독의 영화에 살토 코플 리가 프로듀서로 참여할 때도 있었다.

‘디스트릭트9’으로 할리우드에 입성한 이들은 4년 만에 규모를 더 키운 SF대작 ‘엘리시움’으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살토 코플리는 “감독과 내가 남아공 출신이란 점은 우리 영화에 많은 영항을 미친다”고 했다. “빈부격차, 선진국과 제3세계 사이에 벌어지는 차이에 대한 깊은 공감대를 서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같은 취향을 지녔다”는 살토 코플리와 닐 블롬캠프의 공통된 가치관은 함께 만드는 영화에 그대로 드러난다. ‘디스트릭트9’을 통해 현실 세계를 신랄하게 풍자했던 이들은 ‘엘리시움’에서도 인간을 나누는 계급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미래를 배경으로 두 개의 계급으로 나뉜 인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버려진 지구에는 빈민층만 남고 부유층은 지구 위에 머무는 엘리시움에서 안전하게 생활한다.

살토 코플리는 ‘엘리시움’에 대해 “우리가 사는 세계를 극화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담는 것보다 흥미로운 이슈를 보여준 뒤 상항을 훌륭하게 풍자하는 작품을 관객은 더 보고 싶어 한다. ‘엘리시움’은 풍자로 가득한 영화다.”

‘디스트릭트9’에서는 어수룩한 공무원을 연기했던 그는 이후 ‘A특공대’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통해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왔다. 대중친화적인 선택을 이어 온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악역에 몰두하고 있다.

‘엘리시움’에서 인류의 공존에 반대하는 악당 크루거를 맡았고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올드보이’에서도 악역을 연기한다. 그는 한국판에서 유지태가 연기한 인물을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에서 맡았다.

살토 코플리는 악역에 더 흥미를 갖고 있는 듯 보였다.

“타고난 성격과는 정반대라서, 연기하기가 더 힘들다”는 이유가 오히려 자신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영화마다 새로운 악역을 만들고 싶다. ‘엘리시움’에서는 성격과 전혀 다른 역할이라 고민이었다. 그때 고향인 남아공의 상황을 떠올렸다. 계속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될 수밖에 없던 경험을 연기에 담아내려 했다.”

‘올드보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유지태가 만든 원작을 능가하는 리메이크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래서 원작과 다른, 독창적이고 색다른 악역을 하려고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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