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는 절반, 성능은 그대로,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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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6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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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는 현대 PC에 남아있는 거의 마지막 아날로그 방식 부품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쓰인 물건이라는 의미다. 최근에는 HDD 대신 SSD(플래시메모리 기반 저장장치)를 탑재하는 PC도 제법 출시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하여 SSD가 HDD를 완전히 대체할 것 같진 않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의 지난 5월 발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 SSD의 출하량 증가가 연평균 48%에 달할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HDD의 출하량 역시 건재하여 거의 변화가 없거나 연평균 2.9% 정도 줄어드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 HDD가 많이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SSD가 HDD보다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같은 가격당 저장 가능한 용량은 거의 1/10에 달할 정도로 훨씬 적기 때문이다. 저장장치라면속도 못지 않게 용량도 중요하다. 게다가 요즘은 일반 PC뿐 아니라 외장하드, DVR(디지털녹화기), 게임 콘솔 등 다양한 기기에 HDD가 탑재되는 탓도 있다.

다만, 물리적인 이유로 인해 HDD를 적용하기 힘든 기기도 있다. 울트라북이나 태블릿PC와 같이 최근 출시되는 초박형 IT기기들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두께가 10mm 남짓, 혹은 그 이하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2.5인치 규격 HDD의 두께는 대개 9.5mm, 7mm 정도라 이런 초박형 기기에 넣기가 쉽지 않다. 현재 팔리는 울트라북이나 태블릿PC의 절대 다수에 SSD가 탑재되는 건 이런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울트라북이나 태블릿PC가 SSD를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속도가 좀 떨어지더라도 고용량을 확보해서 각종 HD급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을 잔뜩 담고 다니며 즐기고자 하는 사용자들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이런 소비자들을 좀 적극적으로 공략해 보라고 씨게이트(Seagate)가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5mm 두께의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Laptop Ultrathin HDD)를 내놓으면서 말이다.

일반 2.5인치 HDD의 절반에 불과한 두께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는 확실히 두께가 얇다. 불과 5mm에 불과하다. 동일한 2.5인치 규격의 기존 제품와 직접 비교해보면 너비와 폭은 같지만 두께는 확연히 다르다. 참고로 시중에 쓰이는 대부분의 2.5인치 HDD의 두께는 9.5mm이며 슬림형을 표방하는 일부 제품도 7mm 정도다. SSD 역시 7mm 제품이 많다.


두께가 이렇게 얇으면서 모든 PC에서 호환되는 SATA 규격의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의 장점이다. 경쟁사(WD)에서도 5mm 두께의 2.5인치 HDD를 출시한 바 있지만 이는 엣지 카드 인터페이스라 호환성 면에서 다소 불리하다. 굳이 그럴 것 까진 없겠지만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를 일반 데스크탑PC나 노트북에 달아서 쓸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일반적인 HDD의 경우, PC에 장착할 때 조이는 나사 구멍이 측면뿐 아니라 하단에도 있기 마련인데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는 측면에만 나사 구멍이 있다. 일부 노트북이나 PC는 하단의 나사 구멍을 통해 HDD를 고정하는 일도 있으니 구매 전에 자신의 사용 환경을 확실치 체크하도록 하자.

두께 줄었지만 사양은 낮아지지 않아

크기를 줄인 제품 중에는 그만큼 사양을 낮춘 경우도 제법 있는데, 내부 사양을 살펴보면 랩탑 울트라씬 HDD는 두께만 줄었을 뿐 사양은 낮아지지 않았다. 체감적인 속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디스크 회전속도는 5,400RPM,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하거나 덩치가 큰 데이터를 다룰 때 중요한 캐시 메모리의 용량은 16MB로, 시중에 팔리는 일반적인 2.5인치 HDD와 같은 수준이다. 그리고 인터페이스는 SATA 중에서도 최신인 SATA3(SATA 6Gb/s) 규격을 준수한다.

기존 HDD와의 성능 비교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는 두께도 얇고 내부 사양도 양호한 제품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 봤을 때도 기존 HDD 못잖은 성능을 낼지는 모를 일이다.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의 500GB 제품(모델명 ST500LT032)를 직접 써보며 기존 HDD와의 성능을 비교해봤다.


비교 대상이 되는 기존 HDD는 9.5mm 두께의 HGST의 5K1000-1000(1TB) 모델로,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과 같이 5,400RPM에 SATA3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캐시메모리는 8MB로 약간 적은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최근 노트북에 탑재되는 HDD의 전형적인 사양임은 분명하다. SATA3를 지원하는 ECS의 Z87H3-A2X 메인보드 기반 PC에 두 HDD를 장착하고 성능을 테스트해 봤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한 성능 측정

우선은 HDD의 전반적인 성능을 가늠하는 ‘HD Tune’ 프로그램을 이용 데이터 전송 속도를 측정해봤다. 그 결과, 평균 데이터 전송속도는 랩탑 울트라씬 HDD가 84.2MB/s로 기존 HDD의 81.1MB/s 보다 약간 빨랐다.


그리고 순차적인 작업 시에 HDD의 전반적인 민첩성을 가늠하는 접근 시간의 경우, 랩탑 울트라씬 HDD가 18.9ms로 16.9ms를 기록한 기존 HDD에 비해 약간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정도의 전송 속도나 접근 시간 수치의 차이는 거의 오차 범위 수준이다. 전반적인 수치적으로만 보자면 랩탑 울트라씬 HDD가 두께는 얇아졌지만 성능은 이전의 HDD와 같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파일 복사 시간 측정

다만 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 측정한 수치와 실제로 체감하는 성능은 다를 수 있다. 직접 파일을 복사하며 걸린 시간을 측정하여 실질적인 성능을 가늠해봤다. HDD의 동작 속도는 이용하는 파일의 용량이 클수록, 그리고 파일의 수가 많을수록 느려진다.


그리고 같은 용량의 데이터를 이용하더라도 파일의 수가 많으면 역시 속도가 느려지기 마련이다. 같은 100MB를 복사하더라도 100MB 파일 1개를 복사할 때보다 1MB 파일 1개를 복사할 때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의미다. 하나의 파일을 다룰 때 빠른 속도를 내는 HDD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실행하거나 이미지나 동영상을 편집할 때, 여러 개의 파일을 다룰 때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HDD는 특히 운영체제 부팅이나 프로그램 실행 시에 우수한 성능을 낸다.


같은 메인보드에 탑재된 SSD(삼성 840 120GB)에서 랩탑 울트라씬 HDD와 기존 HDD로 10GB용량의 단일 파일, 그리고 총 10만개 정도의 파일이 담긴 10GB용량의 폴더를 복사해 작업을 마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봤다.


측정 결과, 단일 파일 복사 작업을 할 때는 랩탑 울트라씬 HDD가 94초(1분 34초), 기존 HDD는 99초(1분 39초)가 소요되어 랩탑 울트라씬 HDD가 다소 우수했다. 반면, 다수의 파일을 복사할 때 걸리는 시간은 랩탑 울트라씬 HDD가 426초(7분 6초), 기존 HDD의 경우 401초(6분 41초)가 소요되어 기존 HDD가 좀더 나은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HD Tune 테스트에서 평균 전송속도는 랩탑 울트라씬 HDD가, 접근 시간은 기존 HDD가 약간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 바 있는데, 실제 파일 복사 테스트에서도 이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가 나왔다.

울트라북, 태블릿PC에 HDD 탑재 활성화되나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는 기본 HDD에 비해 확실히 슬림해졌다. 하지만 성능은 거의 그대로다. 신제품인데 불구하고 성능향상이 없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할 사용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전에 나온 PC용 부품 중에 크기나 두께를 줄이면 성능까지 저하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이 점을 생각해 본다면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는 충분히 의미 있는 제품이다.


이 정도의 슬림함이라면 울트라북이나 태블릿PC와 같은 초소형 컴퓨터에도 충분히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한층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다만, 이전에 주로 SSD를 탑재한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던 제조사들이 이 제품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도입해 줄지가 관건이다. 아무리 봐도 일반소비자 보다는 제조사들을 노리고 내놓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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