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김춘선 사장 “130년 역사 인천항, 크루즈 늘려 제2의 개항”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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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2년 김춘선 인천항만공사 사장
“크루즈선 올해만 113척 들어와… 항만시설 확장-재배치 본격화”

인천항만공사 김춘선 사장이 12일 인천항에 위치한 공사 집무실에서 인천신항, 국제여객터미널 완공을 앞두고 진행 중인 인천항 기능 재배치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인천항만공사 김춘선 사장이 12일 인천항에 위치한 공사 집무실에서 인천신항, 국제여객터미널 완공을 앞두고 진행 중인 인천항 기능 재배치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세계 최대 초호화 여객선인 로열캐리비안크루즈 소속 14만 t급 선박 2척이 지난달 인천항에 처음 입항했어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년 10∼30척에 불과하던 크루즈선이 올해 113척이나 들어오면서 인천항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지요.”

김춘선 인천항만공사(IPA) 사장(58)은 취임 2년째를 맞아 할 일이 더 많아졌다. 항만시설 확장과 동시에 항만 기능 재배치 작업을 본격화하다 보니 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는 130년 전인 1883년 근대 항구로 개항한 인천항을 한 차원 더 도약시키겠다는 포부 속에 ‘제2의 개항’을 선언했다. 최근 정부 공기업 평가에서 AA 평점을 받고 신발 끈을 다시 조이고 있는 김 사장을 12일 인천항에 있는 공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에서 기관 및 기관장이 동시에 A등급을 받은 공기업은 28개 중 IPA를 포함해 3곳뿐이다.

김 사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크루즈 사업부터 설명했다. “14만 t급 보이저호가 승객 3800명과 승무원 1200명 등 5000여 명을 태우고 들어왔어요. 올해 인천항에 113척의 크루즈를 타고 16만 명의 관광객이 입항하면 1인당 50만 원씩 총 800억 원가량을 쓰고 갑니다. 크루즈 산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엄청난데 이에 대한 수용 태세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크루즈선의 인천항 입항이 급증하는 이유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인들이 크루즈 관광을 선호하고 있다. 14억 명의 중국인 중 70% 이상이 바다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제주도를 구경한 뒤 한류 문화의 본거지인 수도권에 들러 쇼핑과 K팝을 즐기고 싶어 한다. 2박 3일의 한국 관광 크루즈 노선이 최고 인기코스다. 또 세계 유명 크루즈 선사가 앞 다투어 인천항 입항을 타진하고 있다.”

―인천항엔 크루즈 전용 부두가 없어 애로사항이 많을 것 같다.

“5만 t급 이하는 갑문을 통해 들어오는 인천항 내항을 이용했지만 그 이상 규모는 북항과 남항 화물선 부두를 임시로 사용하고 있다. 2016년 송도국제도시 인근에 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한다. 중국 10개 항로를 오가는 카페리 부두 7개와 15만 t급의 크루즈 전용 부두 1개를 갖추게 된다. 터미널 건설비 중 정부 지원율을 현재 25%에서 50%로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

김 사장은 인천 신항 개항을 앞두고 인천항 기능 재배치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얼마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1년간의 내항 재개발에 따른 선결 과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인천 신항 건설은 잘 이뤄지고 있나.

“신항은 인천항 미래 발전을 위한 주요 프로젝트이다. 송도국제도시 서남쪽에 있는 길이 16km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는 선석(배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단위) 6개를 갖추게 된다. 이미 하부 공사를 마쳤고 한진, 선광 등 대형 민간 하역업체가 투자하는 상부 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5년 상반기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물류 활성화를 위해 배후단지도 더 조성해야 하지 않나.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흡하다. 수도권 규제로 인천항이 다른 항만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 아암 물류2단지의 경우 4년 전 260만 m² 규모의 배후지원단지 매립이 완료됐지만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비용 500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배후단지 조성비에 대한 정부 지원 비중이 광양항은 100%, 부산항과 평택항은 50%인데 인천항은 25%에 불과해 빚을 내야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인천항은 전국 항만 중 최고 수준의 물동량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경우 2005년 100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에서 올해 200만 TEU를 넘어서게 된다. 이로 인해 아시아에 국한됐던 정기 컨테이너 화물 노선이 8년 만에 26개에서 40개로 늘어났다. 김 사장은 “정부 지원율만 조금 높여 주면 항만이용료, 임대료 등 물류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행정고시(21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행정관리담당관, 국무총리실 재경금융심의관,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국장, 국토해양부 물류항만실장을 거쳤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김춘선 사장#인천항만공사#크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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