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 - 강동석 길러낸 바이올리니스트 안용구씨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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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60년대 한국 현악 교육의 ‘대부’로 불렸던 재미 바이올리니스트 안용구 씨(사진)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13일 오후 자택에서 2층으로 올라가다 넘어져 머리에 충격을 입고 뇌출혈 치료를 받던 중 별세했다. 고인은 정경화 강동석 김영욱 강효 김민 등 한국의 대가급 바이올리니스트를 길러낸 ‘거장들의 산파’다.

1928년 함경도 원산의 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려 외롭게 지내다 우연히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듣고 감동을 받아 음악을 시작했다. 거의 독학으로 바이올린을 익힌 끝에 서울대 음대의 전신인 경성음악전문학교의 첫 입학생이 됐다. 6·25전쟁 후 서울대 교수가 됐고 KBS교향악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악장으로도 활약했다.

1968년 미국 피바디음악원의 교수 초빙 제의를 받고 미국으로 이민 갔다. 1974년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태 때 미국에서 음악회를 열어 그 수익금으로 동아일보에 격려 광고를 싣기도 했다. 이후 통일운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작곡가 윤이상과 친분을 맺고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2004년 회고록 ‘한 마리 새가 되어’를 펴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현 씨와 장녀 영희(필라델피아 교향악단 비올라 연주자), 장남 호(캔자스 교향악단 첼로 연주자), 차남 준 씨(엔지니어)가 있다. 영희 씨는 다음 달 고인의 생애를 추모하는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빈소와 장례 일정은 16일 결정된다. 연락처는 미국 410-730-7421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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