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목 이사장 “한국의 새벽 종소리, 아프리카를 깨우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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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마을운동 전도사’ 김영목 KOICA이사장 취임후 첫 阿순방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왼쪽)이 14일 우간다 캄피링기샤 새마을 농업지도자 연수원에서 현지 농업부 장관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KOICA 제공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왼쪽)이 14일 우간다 캄피링기샤 새마을 농업지도자 연수원에서 현지 농업부 장관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KOICA 제공
“한국 사람들이 여기서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새삼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통해 (빈곤한)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을 대한민국의 진정한 친구로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5월 취임 후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은 현지에서 발견한 새마을운동의 국제화 가능성에 흥분한 듯 보였다. ‘아프리카판 새마을운동’을 통한 성장 잠재력을 설명하면서 그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흔히 구토와 복통을 동반하는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고 하루 종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피로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14일 저녁(현지 시간)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기자와 만난 김 이사장은 “새마을운동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개발협력의 모델”이라며 “올해에만 25개국이 새마을운동의 노하우를 전수해달라고 새로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전과 ‘인종청소’라는 최악의 비극에 신음하다가 뒤늦게 개발을 시작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새마을운동은 성장이라는 역사의 새 장(章)을 여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노하우를 빈국들에 전수하고 이를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의 모델이자 새로운 국가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이사장은 7월 아시아 순방에 이어 이달 아프리카 순방을 강행군하며 ‘글로벌 새마을운동의 전도사’로 나섰다. 21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새마을운동의 전수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그는 “한국의 대외원조는 사람이 직접 개입해 현지인들과 함께 개발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감동이라는 요소가 있다”며 “이를 통해 나누는 한국의 ‘정(情)’은 그 흡입력과 밀착력 면에서 돈만 주고 끝나는 다른 국가들의 원조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아프리카의 자원을 노리고 거액의 원조 공세를 펴는 중국 등 일부 국가와는 달리 “땀으로 마음을 얻는 원조”라는 설명이다.

그가 방문한 우간다의 경우 농민들이 자체적으로 새마을운동 관련 조직을 만들고 ‘SMU(SaeMaeul Undong의 영문 약자)’라는 이름을 퍼뜨리며 적극적으로 이를 배우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의 추진 의지도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오후 무세베니 대통령과 면담했다. 27년째 장기집권 중인 무세베니 대통령에게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성과를 역설했다. 최근 석유 매장 사실이 확인되면서 외국기업들의 정유시설 투자를 타진하고 있는 우간다와 한국의 협력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이사장의 열정적 설명에 무세베니 대통령은 커다란 웃음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호응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하루빨리 개발협력의 성과를 보고 싶어 하는 우간다 정치인들의 열의가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이런 국가들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새마을운동이 성공적으로 확산될 경우 국내 젊은이들에게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캄팔라(우간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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