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백화점서 지역 농산물-의류 판매… 상생의 매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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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현대-롯데백화점 홍보도 앞장… 안동 홈플러스엔 사회적 기업 매장
“품질 좋고 가격 싸” 고객들도 호응

15일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1층에 마련된 대구농산물전문매장에서 고객들이 파를 고르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제공
15일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1층에 마련된 대구농산물전문매장에서 고객들이 파를 고르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제공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지역 농산물이라 믿음이 가네요.”

주부 김정현 씨(42·대구 서구 내당동)는 최근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1층에 마련된 대구 농산물 전문매장에서 포도 1박스(2kg)를 1만1500원에 구입했다. 김 씨는 “싱싱한 데다 가격도 적당했다. 지역 농민들에게도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문을 연 이 매장은 과일과 친환경 채소 등 30여 가지를 팔고 있다. 당일 생산하는 데다 가격도 싸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정용철 현대백화점 판매기획팀 과장은 “아직 판매량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유명 브랜드 식품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 냉장시설을 추가하고 품목을 조금씩 늘려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매장은 현대백화점과 ㈜대구농특산물유통(동구 검사동)이 ‘상생’을 위해 마련했다. 최근 두 업체는 지역의 농산물 소비를 늘려보자는 데 뜻을 같이하고 협약을 맺었다. 현대백화점은 농산물 홍보와 전국 판매에도 힘을 보탠다. 지난해 3월 지역 농민 640여 명이 참여해 설립된 대구농특산물유통은 판로 확대와 농가 소득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경동 대구농특산물유통 대표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라는 홍보 효과가 예상된다. 유통 시스템도 잘 배워서 품질 좋은 농산물을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인근 대구약령시보존위원회와 손잡고 한약 전문매장 2곳도 백화점 지하 1층에 열었다. 2011년 개점했다. 김동성 점장은 “지역과 함께하는 백화점의 상생 이미지가 경영에도 보탬이 된다. 대구 업체들이 전국과 당당히 경쟁하는 기회의 장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대형 유통업체들의 ‘상생 경영’이 활발하다. 경북 안동시 운흥동 홈플러스 안동점은 4층에 매장 인테리어 공사를 벌이고 있다. 50.4m²(약 15평)의 소규모 매장이지만 안동지역 사회적 기업 17곳의 꿈을 이룰 공간이다. 안동시와 홈플러스 안동시 사회적기업협의회는 최근 협약을 맺었다.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기업을 돕기 위해 공동 매장을 열기로 힘을 모은 것. 안동시가 운영 예산과 행정 지원을, 홈플러스가 상생협력 차원에서 매장 임차료와 관리비를 무료 지원키로 했다. 다음 달 초순에 문을 열 예정. 사회적 기업이 생산하는 농산물과 공산품 등을 판매하고 마을기업의 관광체험 프로그램 홍보도 할 계획이다. 박명배 안동시 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은 “품질은 괜찮은데 브랜드 인식이 낮아 애로를 겪는 업체가 적지 않았다. 공동 매장이 운영되면 각 기업 홍보뿐 아니라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지역 의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잖은 힘이 되고 있다. 이 백화점에는 최복호와 프리밸런스, 실크로드, 메지스, 도호 등 5개 지역 브랜드가 입점해 영업 중이다. 최복호는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7% 증가했다. 의류패션 흐름을 잘 읽는 데다 백화점과 함께 초청행사 같은 이벤트를 열어 고객의 마음을 잡았다. 3월에는 고객을 위한 감사 바자회를 열기도 했다. 도호는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인천점, 부산점 등 전국 15곳으로 진출해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설풍진 대구점장은 “대구 의류 브랜드들이 지역을 넘어 전국 무대에서도 통할 만큼 성장하고 있다. 대구 섬유패션산업의 동반자가 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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