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 막아낸 새내기 GK 김승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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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 대신 선발로 A매치 데뷔전
전반 43분-후반 39분 결정적 슛 선방

“많이 긴장했어요. 편하게 경기하려고 했는데 잘됐는지 모르겠네요.”

성인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골키퍼 김승규(울산·사진)가 14일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의 붙박이 수문장 정성룡(수원)을 벤치에 앉히고 선발로 출전했다. 당초 정성룡의 선발이 점쳐졌지만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김승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승규는 “전날 김봉수 골키퍼 코치님이 선발로 나갈 수 있다고 얘기했다.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경기 전 선발 명단을 받아 보고서야 현실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승규는 A매치 데뷔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날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전반 43분 페루의 요시마르 요툰(바스코 다가마)이 골문 구석을 노리고 찬 중거리 슛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김승규의 진가는 후반 39분 제대로 나타났다. 페루의 클라우디오 피사로(바이에른 뮌헨)가 골문 바로 앞에서 강하게 찬 슈팅을 김승규가 재빨리 펀칭해 낸 것. 공격수와 골키퍼 간의 거리가 5m도 안 되는 곳에서 날린 슛이었다. 그만큼 김승규의 순발력이 빛났다.

김승규의 선발 출전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정성룡이 지켜 왔던 골키퍼 포지션에 경쟁 체제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김승규는 소속팀 울산에서도 김영광을 밀어내고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찼다. 특히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19경기 16실점으로 0점대 실점률(0.84)을 뽐내고 있다. 20경기 23실점을 기록 중인 정성룡보다 나은 기록이다. 이날 경기를 직접 관전한 김범수 여자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는 “김승규는 순발력과 활동범위에서는 정성룡보다 낫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골키퍼다”라고 평가했다.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승규는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이다.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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