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먼 “당장 일하고픈 한국감독?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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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4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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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외화 ‘엘리시움’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외화 ‘엘리시움’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었다. 그리곤 200여 명에 달하는 한국 취재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한 ‘인증샷’을 찍었다.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이 인상적”이라고 첫 내한 소감을 밝힌 그는 “사진을 많이 찍어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네 딸을 둔 아빠다.

할리우드 인기배우 맷 데이먼이 2박3일 일정으로 13일 한국을 찾았다. 29일 개봉하는 새 영화 ‘엘리시움’을 알리기 위해서다. 함께 출연한 살토 코플리도 동행했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영화 프로모션을 벌이는 두 배우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께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 2년 전 촬영을 끝냈지만 여전히 두터운 신뢰를 유지하고 있는 두 배우는 서로에게 유쾌한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웠다.

맷 데이먼은 “미국에선 한국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지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을 영화 홍보 장소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싸이와 그의 노래 ‘강남스타일’도 “당연히 알고 있다”는 그는 “딸 네 명이라 모를 수가 없다. 뉴욕과 LA에 싸이 모창가수들이 많이 활동 중인 걸 보면 싸이의 인기를 알만 하다”고 했다.

한국 관객에겐 액션영화 ‘본’ 시리즈를 비롯해 ‘라이언 일병 구하기’, ‘굿 윌 헌팅’ 등으로 친숙한 맷 데이먼은 SF블록버스터 ‘엘리시움’에서는 미래 지구를 지키는 전사 맥스를 연기했다.

‘엘리시움’의 연출은 앞서 ‘디스트릭트9’으로 기발한 아이디어와 감각을 인정받은 닐 블롬캠프 감독이 맡았다. 함께 내한한 살토 코플리는 ‘디스트릭트9’에 이어 다시 한 번 닐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맷 데이먼은 “몇 년 전 ‘디스트릭트9’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영화를 선택할 땐 오직 감독만 보고 결정하는데 ‘엘리시움’도 마찬가지였다”며 “닐 감독만 봤기에 선택은 굉장히 쉬웠다”고 말했다.

감독을 향한 신뢰가 자신을 움직이게 한다는 그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과는 7편을 같이 했다”며 “어떤 배우들은 영화 예산까지 복잡하게 따지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만약 한국 감독이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망설임 없이 “박찬욱 감독이라면 바로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흥미롭게도 살토 코플리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중인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의 주인공. 한국에서 유지태가 연기한 악역을 맡고 있다. 맷 데이먼은 즉흥적으로 살토 코플리에게 ‘리메이크가 얼마나 흥행할 것 같느냐’는 질문을 던져 웃음을 안겼다. 이에 살토 코플리는 “잘 만든 영화라 능가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기에 독창적이고 색다른 악역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그는 “남아공처럼 한국 역시 할리우드 밖에서 영화를 만들지만 독창적인 작품으로 세계의 공감을 얻는다”며 “‘올드보이’와 ‘강남스타일’이 이를 증명한다. 할리우드도 그 사실을 깨닫고 있는데 아주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맷 데이먼은 배우로 왕성하게 활동하지만 영화 연출이나 사회 운동에도 관심이 많다.

제3세계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비영리단체(Water.org)의 공동 설립자인 그는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이 없어 21초에 한 명씩의 아이가 죽고 있다”며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관심을 부탁하기도 했다.

장기적으론 영화 연출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직접 각본을 쓴 사나리오를 통해 감독 데뷔를 준비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딸들의 육아 때문이다. 맷 데이먼은 “딸들이 너무 어려서 연출까지 할 수 없었다”며 “아이들이 크는 걸 보면서 스케줄을 체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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