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기∼강원 DMZ 250km 잇는 평화공원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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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지사, 3단계 ‘벨트형 공원’ 제안

경기도가 경기도와 강원도에 걸쳐 비무장지대(DMZ) 안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는 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5월 8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DMZ 안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이후 3개월여 만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13일 파주와 연천 DMZ 현장을 방문해 한강 하구인 ‘김포∼파주∼연천∼철원∼고성’(250km)을 잇는 ‘벨트형’ 세계평화공원 구상안을 공개했다. 김 지사는 “DMZ에 평화공원을 조성해 역사와 안보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벨트형 공원 안은 박 대통령의 아이디어에 적극 공감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공원 설치 계획에선 특정 지구의 공원화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 대통령의 안과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경기도 안은 한강 하구인 경기 김포 파주 연천과 강원 철원 고성 등의 거점 지역을 연결해 거대한 벨트로 만들고 민통선∼군사분계선 남쪽에 공원을 조성한 뒤 점차 북쪽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파주시는 분단의 현장과 통일 노력이 공존하는 역사적 장소라는 점에서, 연천은 김포와 파주를 거쳐 강원도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거점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에는 경기도가 보유한 145억 원가량의 남북협력기금이 우선 투입된다.

김 지사가 제안한 세계평화공원 벨트 조성은 3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는 DMZ 내 지뢰를 제거하고 사유지 등 재산권 확인과 생태계 조사가 이뤄진다. 이를 위해 경기도 강원도 군(軍)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추진단을 구성한다는 것. 2단계는 파주시와 연천군에 지역별 특성에 맞는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3단계로 고성까지 거점을 연결하자는 것이다.

거점 도시 역할을 할 파주시는 평화공원 후보지로 장단면 동장리 일대 13만6000여 m²(약 4만1140평)를 제안했다. 남측 남방한계선∼북측 사천강 일대 구릉지대로 임진각과 캠프 그리브스와 직선거리로 1km 정도 떨어져 있다. 파주시는 이곳에 탐방로를 조성하고 세계적인 건축가가 참여하는 평화 상징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평화공원과 장단반도 사이에 컨벤션센터 등 배후시설을 구축하고 세계자연보전연맹, 국제두루미재단, 녹색기후기금 등 국제기구 협력사무소를 유치한다는 방안이다. 외국인 주거단지도 조성된다.

연천군은 중면 횡산리 일대 330만 m²(약 100만 평)를 지목했다. 휴전선에서 800m가량 떨어진 곳으로 임진강의 수자원을 남북이 함께 이용할 수 있어 평화공원으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국제수자원 기구 유치와 임진강 공동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백학면의 연천평야(450만 m²)를 활용해 평화농장도 조성하겠다는 방안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부안은 DMZ 관리권한을 가진 유엔군사령부와의 협의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동시에 해내 남북에 걸친 평화공원을 만들자는 것인 반면 경기도는 남북 관계의 현실을 감안해 남한 내에서 실현 가능한 지역을 공원으로 먼저 만들고 향후 단계적으로 북한 지역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평화공원 구상안과는 별개로 파주시 장단면 거곡리 일대에 7183억 원을 들여 개성공단의 발전에 필요한 배후시설과 지원 기능을 갖춘 평화공단도 구상하고 있다. 926만 m²(약 280만 평) 규모로 개성공단보다 3배가량 크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DMZ#평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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