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10주년 맞은 인천경제자유구역 현주소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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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는 괄목상대… 영종-청라 지지부진

초고층 빌딩과 초고층 아파트로 상징되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그러나 인천의 도시개발사업이 송도국제도시 등 경제자유구역에만 집중되고 있어 도심 균형 발전의 또 다른 과제가 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초고층 빌딩과 초고층 아파트로 상징되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그러나 인천의 도시개발사업이 송도국제도시 등 경제자유구역에만 집중되고 있어 도심 균형 발전의 또 다른 과제가 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해외 투자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개발 사업 착수 10주년을 맞았다.

정부는 2003년 8월 국제공항과 항만 등을 갖춘 인천의 송도(53km²), 청라(18km²), 영종지구(138km²) 등 모두 209km²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1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 지정 첫해 외국인 투자기업은 송도국제도시에 3곳이 들어왔을 뿐이었으나 6월 말 현재 57곳으로 늘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은 지정 이듬해 100만 달러(당시 환율 약 11억 원)에서 지난해 20억6900만 달러(약 2조3000억 원)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FDI 신고액은 8억6100만 달러(약 9600억 원)로 누적 투자액은 49억3200만 달러(약 5조5000억 원)에 이른다.

대기업의 투자와 이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국내 매출 1위 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송도국제도시 동북아무역타워(68층)를 매입해 입주하기로 했고, 코오롱워터앤에너지와 코오롱글로벌도 송도국제도시에 이전했다. 앞서 6월 영종 지구에는 독일의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BMW그룹이 드라이빙 센터를 착공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동아제약, 포스코, 현대, 롯데그룹 등 대기업도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했다.

국제기구도 둥지를 틀고 있다. 유엔 산하기구인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은 12월까지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열 계획이다. 3월에는 150개국의 선거기관이 참여하는 최대 국제기구인 세계선거기관협의회를 유치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 유치도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10년 전 2만5778명이던 경제자유구역의 인구는 17만7483명으로 7배 정도로 늘었다. 인천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전국 경제자유구역 성과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2011년부터 3년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9개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인천의 도시개발사업이 송도국제도시에만 집중되면서 또 다른 경제자유구역인 청라국제도시, 영종지구는 물론 옛 도심과의 불균형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300조 원을 들여 영종 지구인 용유·무의도에 건설할 예정이었던 에잇시티(8City) 사업은 최근 시행자와 기본 협약을 해지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당초 영종 지구 미단시티에 들어설 계획이었던 재미동포타운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용지를 송도국제도시로 바꿨다.

청라국제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 청라국제도시 내 중앙공원 터(면적 11만 m²)에 지난해 착공할 예정이었던 시티타워(높이 450m)는 8일에야 건축 허가가 났다. 6조여 원이 투입될 국제업무타운 건설은 사업계획 변경 여부를 놓고 6년째 겉돌고 있다.

옛 도심과 경제자유구역을 관할하는 기초자치단체들 간의 재정자립도는 갈수록 격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남구와 부평구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옛 도심권인 동구 남구 부평구 계양구 등의 재정자립도는 모두 20%대에 불과했으나 경제자유구역이 포함된 연수구와 서구 중구는 40%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옛 도심에 분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2011년 4월 영종지구 40km²를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지하면서 총면적은 169km²로 줄었다. 바다를 메워 조성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는 현재 절반가량인 24.5km²에 대한 매립공사가 마무리됐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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