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인구대비 폭염환자 최다 발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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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균의 7배 넘어… 고령층 많아
폭염속 농사일하다 피해 늘어난 듯

전남이 전국에서 인구 대비 폭염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이 폭염에 가장 취약한 것은 고령화와 농어업 등 1차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폭염에 약한 노인인구가 많은 데다 논밭에서 일하는 비중이 높아 폭염환자 발생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폭염(온열) 질환을 진단하는 응급의료기관이 많은 것도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전남도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발생한 폭염환자는 984명이었고 전남은 140명(14.2%)이었다. 전남지역 폭염환자는 주민 100만 명당 81명으로 경기 11.3명에 비해 7.2배 높았다. 전체 폭염환자 140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51명(36.4%)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고령층 환자가 많았다. 폭염환자가 발생한 장소는 논밭 33건, 주택 인근 23건, 야외작업장 21건, 길 17건 등의 순이었다.

전국적으로는 폭염환자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2.3배 많았지만 전남은 남녀 성별이 비슷했다. 폭염 속에 농어촌 노인들이 논밭에서 농사일을 하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전남 폭염환자 발생비율이 높은 이유는 첫째가 고령화. 전남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9.2%(36만6524명)로 전국 평균 11.7%보다 높다. 전남의 농어업 등 1차산업 종사 인구는 28.5%(26만5600명)로 전국 평균(6.8%)보다 4배 이상 많다.

일부에서는 전남지역에 폭염환자 진단을 하는 응급의료기관이 많은 것도 폭염환자 발생을 높이는 이유라고 분석한다. 폭염환자는 정부가 지정하는 응급의료기관에서 폭염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응급의료기관은 경기 65곳, 서울 53곳, 전남 48곳, 경남 41곳, 경북 38곳 등 전국적으로 439곳이다. 폭염환자는 응급의료기관에서 진단을 하거나 명확하게 폭염으로 사망한 것이라는 의사 소견이 있을 때 통계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전남에서는 논밭, 집, 집 마당 등에서 노인 5명이 숨진 채 발견됐지만 열사병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받은 것은 단 1건에 불과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농어촌 노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7대 광역시 가운데 폭염환자 발생은 울산이 인구 100만 명당 27.1명으로 가장 높았고 광주가 23.2명으로 2위였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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