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상언어, 원작을 뛰어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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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설국열차’ 원작만화 작가 장마르크 로셰트 씨

12일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만난 ‘설국열차’의 원작 만화가 장마르크 로셰트 씨가 영화와 봉준호 감독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파리=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12일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만난 ‘설국열차’의 원작 만화가 장마르크 로셰트 씨가 영화와 봉준호 감독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파리=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2005년 봉준호 감독이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로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연락이 왔을 때 정말 ‘초현실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했어요. 관객 600만 명을 돌파했다니 기적 같습니다.”

영화 ‘설국열차’의 원작 만화를 그린 작가 장마르크 로셰트 씨(55)는 12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에서 영화 ‘설국열차’의 인기가 높은 것에 고무돼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곧 열릴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설국열차’의 스토리 작가인 뱅자맹 르그랑 씨와 함께 초청받아 내한할 예정이다.

그는 1982년부터 2000년까지 자크 로브 등의 스토리작가와 함께 ‘설국열차’의 만화를 그려왔다. 영화 ‘설국열차’에 직접 출연하기도 하는데 화가로 출연해 열차 속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그리는 인물이 바로 그다. 그는 “봉 감독이 특유의 영상언어로 열차 내부의 디테일과 폭력성을 잘 표현해냈다”며 “영화가 만화 원작보다 개선됐다”고 극찬했다.

“봉 감독은 눈 속을 뚫고 달리는 열차 내부에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풍부하게 재창조해냈어요. 비관적으로 끝나는 원작 만화보다 낙관적 희망을 가미한 결말도 더 맘에 듭니다.”

그는 “원작과 가장 다른 점은 크리스 에번스가 연기한 주인공 캐릭터”라며 “원작에서는 전형적인 고독한 프랑스 남성처럼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인물인데,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사회체제를 바꾸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 적극 협력하는 혁명가로 등장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와 같은 봉 감독의 영화는 어둡고 비관적이지만 늘 유머가 넘치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좋아한다”며 “이번 ‘설국열차’도 처음부터 세계 영화팬들을 겨냥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이 2000년대 중반 우연히 만화 설국열차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2005년 영화 판권을 사러 프랑스에 왔을 때 처음 만났으며 지금은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고 로셰트 씨는 말했다.

그는 영화 ‘설국열차’ 프랑스 개봉에 맞춰 10월 28일부터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원작 만화 작품, 영화 관련 이미지 등 60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봉준호#설국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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