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상징 더프너, 메이저 울분 덮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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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연장전 역전패 악몽 딛고
PGA챔피언십 10언더 메이저 첫 우승
우즈 4오버 40위… 최경주는 47위

제이슨 더프너(36·미국)는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2000년 프로에 데뷔한 더프너는 10년 동안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1년에는 7차례나 2위를 차지했다. 연장전에만 가면 번번이 패했다.

가장 뼈아픈 역전패는 2년 전 8월에 열린 PGA 챔피언십이었다. 더프너는 14번홀까지 보기 없이 순항하며 선두를 달렸다. 경쟁자였던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15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해 5타 차까지 타수가 벌어졌다. 긴 기다림 끝에 대어를 잡아 올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런데 15번홀(파 3)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그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무너진 그는 16번홀과 17번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했다. 반면에 브래들리는 16번과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결국 동타가 됐다. 그는 결국 연장전에서 패했다.

충격적 패배라 트라우마로 남을 만도 했다. 하지만 더프너는 2년 만에 같은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악몽과 작별인사를 했다.

12일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골프장 동코스(파 70·7163야드)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4라운드. 더프너는 이날 2언더파 68타를 치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로 2위 짐 퓨릭(미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이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44만5000달러(약 16억 원). 지난해 취리히 클래식과 HP바이런넬슨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개인 통산 3승째다.

옥에 티는 이날도 경기 후반 급격히 흔들렸다는 것이다. 동반자인 퓨릭에게 2타 앞선 선두를 달리던 그는 17번홀(파 4)과 18번홀(파 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하지만 퓨릭 역시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보기로 무너진 게 다행이었다. 우승 확정 후 그는 아내 어맨다와 포옹을 나눴다. 그 다음은 2년 전 그에게 악몽을 안긴 브래들리와 얼싸안았다. 공동 19위(1언더파)로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브래들리는 “공항으로 가다가 더프너의 우승을 축하해주려고 차를 돌려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4오버파 284타로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그의 마지막 메이저대회 우승은 2008년 US오픈이었다. 최경주(43·SK텔레콤)는 5오버파 285타의 공동 47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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