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초비상]폭염에 무더기 개학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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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한 초중고도 단축수업-휴업, 전력 사용량 급증에 변압기 이상
아파트-상가 정전사태 잇달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령되는 등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전국 곳곳이 비상상황에 들어갔다. 시도교육청의 권고에 따라 긴급히 개학 연기나 임시 휴업을 결정하는 학교들도 늘고 있다. 아파트 단지나 상가에서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13∼16일 개학 예정인 중고등학교 106곳에 긴급 휴업을 명령하는 공문을 보냈다. 초·중등교육법 제64조 ‘휴업명령 및 휴교처분’ 조항의 천재지변(폭염)에 따른 것이다. 22개 중학교와 84개 고등학교가 대상이며 19일 이후 개학하도록 했다. 강원도내 11개 학교도 개학을 연기하거나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번 주 개학할 예정이었던 관내 중학교 95개교에 가능하다면 개학일을 19일 이후로 조정하도록 했다.

서울에선 동대문구 휘경여중·고가 13일이었던 개학 날짜를 16일로 미뤘다. 12일 개학한 중화중은 단축수업을 했다. 경기지역에서도 의왕백운중, 하남 남한고 등 일부 학교가 더위를 피해 개학을 연기했다.

12일 오후 2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아파트 단지 안. 불볕이 쏟아지는 텅 빈 놀이터에는 비상발전기만 쉼 없이 돌아갔다. 8일 오전 6시경 전력 사용이 급격히 늘어 아파트 변압기 전선이 끊어지면서 전기 공급이 중단된 뒤 500여 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열대야에 무더위와 어둠과 싸우고 있는 주민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주민 박모 씨(45·여)는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니 냉장고 음식들도 걱정이고, 엘리베이터가 멈출까봐 10층을 걸어 다니고 있다”고 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전국적으로 10여 곳의 아파트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해 총 7000여 가구가 큰 불편을 겪었다. 11일에는 경기 양주 시내의 한 상가 건물이 정전돼 시민 10여 명이 엘리베이터에 20여 분간 갇혔다가 구조됐다. 같은 날 서울 성북구 정릉동과 동작구 대방동의 아파트 단지에서도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정전 공포에 수술을 미루거나 비상전력 시스템이 갖춰진 대형병원으로 병원을 옮기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주 2, 3회 혈액투석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신장질환자 정모 씨(60·여)는 개인병원에서 대형병원으로 옮겼다. 정 씨는 “회당 1만 원 남짓했던 비용이 두 배 이상 늘어 부담스럽긴 하지만 혹시 모를 블랙아웃 사태에 떠느니 병원을 옮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은 정전에 대비해 전국 소방서의 119구조대가 비상대기에 들어가는 등 비상대책을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서동일·김수연·전주영 기자 dong@donga.com
#전력난#개학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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