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 19금?… 과자코너 맴도는 어른 모셔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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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과업계, 안주용 과자-견과류 출시 잇달아

주부 서모 씨(36)는 매주 대형마트에 갈 때마다 과자 등 스낵류 1, 2가지를 사온다. 집에서 남편과 맥주나 와인을 마시면서 안주용으로 먹기 위해서다. 어렸을 적부터 과자를 많이 먹고 자란 터라 어른이 되어서도 과자를 ‘끊지 못하는’ 것도 이유다. 서 씨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인 자녀가 있다.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아이들에겐 군것질거리를 거의 사주지 않는 다. 서 씨는 “아이들보다 내가 사먹는 과자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어른들을 위한 군것질거리 시장이 커지면서 ‘과자·스낵=어린이의 전유물’이라는 상식이 바뀌고 있다. 식품업계는 저출산으로 과자 등의 주(主) 소비층이던 어린이가 줄어드는 등 시장이 정체되자 성인 스낵 분야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 청정원은 최근 성인 대상 스낵 브랜드인 ‘사브작’을 출시하고 2018년까지 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달 ‘사브작 쫄깃육포(肉脯) 바이트’ 2종을 내놓은 데 이어 새로운 제품의 추가 시판을 준비하고 있다. 사브작 브랜드를 담당하는 최성실 과장은 “어린이 과자 시장은 이미 레드 오션이 됐지만 성인 스낵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말했다.

샘표도 올해 5월 ‘질러’ 육포를 시판해 누적 판매량 10만 개를 돌파했다. 이 제품은 싱가포르 육포 브랜드인 비첸향을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달콤한 맛과 쫀득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합성 아질산나트륨(발색제), 탄산나트륨(산도조절제) 등 화학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제과도 올해 6월 프리미엄 안주과자인 ‘주(酒)셰프’를 출시해 안주스낵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제품은 서울 이태원의 ‘핫토리키친’ 셰프인 손지영 씨의 레시피(요리법)로 만든 것이다. 주셰프의 아몬드콤보는 고단백 치즈와 식이섬유가 풍부한 귀리, 위벽을 보호해주는 아몬드를 주원료로 한 제품이다.

견과류 묶음과자도 인기다. 오뚜기는 간식이나 안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넛츠밸리 견과류’를, 동원F&B는 하루 적정량(25g)의 견과류를 하루 한 봉지씩 일주일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동원 올해작(作) 1주일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어른들을 위한 군것질거리가 뜨면서 광고도 바뀌고 있다. 오리온은 배우 김수현 씨를 포카칩 모델로, 농심은 이종석 씨를 새우깡 모델로 각각 기용했다. 기존에는 어린이들을 겨냥해 어린이 프로그램의 방영 시간에 애니메이션 형태로 제작된 과자 광고를 방영했지만, 최근에는 성인들이 좋아할 만한 모델을 쓰는 추세다. 샘플 시식 행사도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 많은 곳에서 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성인 여성들이 좋아하는 꽃미남 모델을 써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는 어른들의 입맛에 맞는 더욱 다양한 과자와 스낵류가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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