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유니폼’ 입은 KIA, 삼성전 11연패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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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연파 LG, 선두 삼성과 1게임차

‘태그’를 정의한 야구 규칙(2.75)에는 한 문장 안에 “확실하게 공을 잡아야 한다”는 표현이 두 번이나 들어간다. 제아무리 아웃 타이밍이라고 해도 제대로 공을 쥐지 못하거나, 빈 글러브(손)로 태그하면 아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야구 규칙에서 강조하고 또 강조한 이 표현이 프로야구 잠실 경기의 승부를 갈랐다.

LG가 11일 잠실에서 두산을 3-1로 꺾고 9개 팀 중 가장 먼저 시즌 55승에 도달했다. 3연승을 달린 LG는 선두 삼성을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문자 그대로 박빙이었던 이 경기의 승부처는 0-0으로 맞선 7회초에 나왔다. LG 김기태 감독은 1사 1, 3루에서 안타로 출루한 이병규(9번)를 빼고 대주자 김용의를 넣었다. 3루에 이미 대주자 이대형이 나가 있던 상황이었다.

1루 주자 김용의는 권용관의 타석 때 도루를 시도하다 런다운에 걸렸다. 두산 야수들이 김용의에게 신경을 쓰고 있던 사이 이대형이 홈으로 쇄도했다. 두산 1루수 최준석은 김용의를 포기하고 포수 양의지에게 공을 던졌다. 타이밍상 아웃. 그러나 우효동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이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우 심판은 경기 후 “주저앉은 양의지의 몸에 공이 붙어 있기는 했지만 미트에서는 빠졌다”며 “양의지가 몸을 오른쪽으로 틀어 움직이는 상황이라 공이 빠지는 걸 분명하게 봤다”고 말했다.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두산 선발 노경은은 이 점수에 흔들렸고 결국 타석의 권용관에게 안타를 맞고 2점째를 내줬다.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전날 9회초 2아웃에서 결승 역전 홈런을 터뜨린 권용관은 이날도 쐐기타를 터뜨리며 베테랑 노릇을 톡톡히 했다.

광주 경기 역시 홈에서 승부가 갈렸다. KIA는 5-5로 맞선 8회말 2아웃 3루에서 삼성 포수 진갑용의 패스트볼 때 3루 주자 안치홍이 홈을 밟아 결승점을 올렸다. 이날 옛 해태 시절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른 KIA는 삼성을 6-5로 이기고 상대 전적 11연패의 수모에서 벗어났다.

문학에서는 SK가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롯데를 4-3으로 눌렀고, 목동에서는 한화가 넥센에 6-3으로 승리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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