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한반도 덮친 폭염에 대처하는 선수들의 자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8월 10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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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다. 8일 울산은 기상 관측 사상 최고 낮 기온(38.8℃)을 기록하는 등 전국 곳곳이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찜통더위 속에서도 그라운드 위에서 뛰어야하는 야구 선수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땀으로 샤워를 하는 상황.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고, 체력 문제도 고민거리다.

구단은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체력’에 초점을 두고 훈련량을 조절하고 있다. 손승락은 9일 목동 SK전을 앞두고 “감독님께서 선수들의 체력을 우선순위로 두신다”며 “선수 개개인에 맞춰 훈련량을 조절해주고, 구장 출근시간도 늦춰주시는 등 선수들이 경기를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신다”고 말했다. 실제 넥센은 8일 목동 SK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자율훈련권’을 줬다. 자율훈련권이란 선수들 각자가 현재 몸 상태에 따라 마음대로 훈련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 시간제한이 있긴 하지만 휴식이 필요하면 쉴 수 있고, 훈련을 줄일 수도 있다.

선수들 개개인도 폭염에 대처하기 위해 애를 쓴다. 아무리 훈련량을 줄인다고 해도 무더위 속에서 경기를 하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 또 “경기가 늘어지면 나도 모르게 그라운드 위에서 멍해질 때가 있다”는 게 선수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넥센 김민성은 “선수들도 사람인지라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가 있다”며 “그럴 때 혼자서 속으로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럴 때가 아니다. 집중하자’를 되뇌면서 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고 말했다. SK 윤희상도 “마운드 위에서 집중력이 떨어질 때마다 ‘정신 차리자’라며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며 웃었다. SK 김강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더우니까 집중력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며 받아들이고는 “대신 집중력이 떨어지면 타구를 본능적으로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놔야 한다”며 반복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체력 관리 방법은 선수들이 하나 같이 똑같았다. ‘잘 먹고 잘 자기’다. 김강민과 윤희상은 “잘 먹고 잘 자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했고, 손승락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서다. 잘 먹고 잘 쉬어야 체력이 생기는데 난 아내가 챙겨주는 보양식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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