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꽃청년’ 강하늘, 101kg이었던 그가 단단한 배우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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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9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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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하늘.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강하늘.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언젠가부터 브라운관에 신선한 꽃미남 배우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훤칠한 외모에 연기, 노래, 악기 실력까지 출중한 배우 강하늘(23). 새로운 엄친아 배우의 등장인 줄 알았더니 지난 2006년부터 약 7년간 뮤지컬계에서 실력을 갈고 닦아온 실력파 배우다.

강하늘은 최근 Mnet 뮤직드라마 ‘몬스타’에서 강단 있는 모범생이지만, 아픔 어린 서늘한 눈빛을 지닌 정선우 역을 맡아 완벽히 소화했다. 짝사랑하는 민세이(하연수 분)를 향한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여 뭇 여성 시청자들의 맘을 설레게 만들기도 했다.

종영 후 만난 강하늘은 극 중 정선우보다 밝고 에너지가 넘쳤다. 하지만 정선우처럼 다양한 삶의 이야기와 깊이있는 사고의 소유자였다.

●“안 되는 건 없다”…준비된 브라운관 신예

“감독님이 제 첼로 연주신을 찍고 ‘너라면 뭐든 맡길 수 있겠다’고 칭찬하셨어요.(웃음)”

극 중 정선우는 노래는 물론, 첼로 연주와 다른 악기 연주에 능한 완벽남이다. 하지만 실제 강하늘은 첼로를 한번도 켜본 적이 없었던 상황.

“자다가도 눈만 뜨면 첼로를 손에 잡았어요. 첼로를 연주하며 노래도 함께 불러야하는 신을 위해서 나흘 밤을 새기도 했죠. 감독님, 작가님은 물론 첼로 선생님마저 첼로 연주와 노래를 동시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어요. 선생님마저 노래를 부르면 연주가 끊기고, 연주를 하면 노래가 멈춰지더라고요.”

하지만 강하늘은 ‘불가능하다’는 소리에 더욱 열심이 나는 열혈 배우다. 또 그는 대역 없이 스스로 모든 연기를 해 ‘내 작품이다’고 말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는 욕심쟁이 배우기도 했다.

“곡을 10초씩 나눠 연습했어요. 촬영이 새벽 6시였는데 5시까지 연습을 하고 얼굴에 다크서클이 가득한 채로 촬영장에 갔죠. 연주 대역 분은 이미 현장에 와 있었지만, ‘제가 꼭 해보고 싶다’고 말해 감독님이 허락하셨고, ‘OK’했어요. 그 후 감독님이 ‘이제 너에게는 뭐든 맡길 수 있겠다’고 말하시더라고요. 정말 행복했어요.(웃음)”

그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연주도, 연기도 주목받으며 브라운관의 신예로 떠올랐다. 이 같은 결과는 강하늘에게는 이미 예고된, 아니 준비된 노력의 결과였다.

“뮤지컬 할 때도 항상 대본을 무대 버전, 방송 버전 두 가지로 연습했어요. 주변에서 ‘무대 연기만 하다보면 방송 연기는 잘 안될 거야’라고 말하더라고요. ‘안 된다’는 말에 또 자극받아 꾸준히 연습했죠.(웃음)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르니까요.”

●대인기피증-무대공포증 딛고 지금의 자리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살이 찌기 시작해, 고등학교 1학년 때 체중 101kg으로 정점을 찍었죠.”

놀라웠다. 태어날 때부터 꽃청년일 줄 알았던 강하늘이 한 때 100kg이 넘는 몸무게가 나갔다니.

그 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해 독하게 꼬집어 물었지만, 그는 몇몇 이야기는 ‘오프 더 레코드’라고 웃으며 너무나 솔직한 답변을 하나둘 털어놨다.
배우 강하늘.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강하늘.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사실 중학교 때는 너무 뚱뚱해 대인기피증이 있었어요. 음침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피해다녔죠. 하루종일 밥만 먹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제 모습을 보며 어느 순간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살을 뺀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 어느 순간 갑자기 변화를 위한 결심이 찾아왔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결심 후 운동을 시작했죠. 살이 빠지면서 건강이 돌아오는 게 확 느껴지더라고요. 그 재미에 맛이 들려 더 열심히 살을 뺐어요. 70kg까지 빼 지금까지 열심히 유지하는 중이죠.”

살을 빼기 전과 후 삶의 변화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는 “살을 빼며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난 인연들이 무척 소중하다”고 말했다.

“혹자는 살 뺀 후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보고 혐오감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어쩌면 이전의 모습은 제 관리 소홀이었을 수도 있어요. 살 빼고 좋은 친구들이 생기고, 연기도 할 수 있게 돼 무척 좋아요.”

강하늘은 이어 학창시절 겪은 무대공포증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그는 연기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욕심에 고등학교 2학년 때 예술고등학교로 편입을 했다. 그리고 6개월 만에 큰 작품의 오디션에 붙어 주인공을 맡게 됐다.

“‘학교에 잔디를 깔아줬다. 돈을 주고 역할을 따냈다’ 등의 소문이 무성했어요. 저는 부모님께 학비 부담도 주기 싫어 방과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던 시기인데 말이죠.”

무성한 소문들 사이에서 강하늘은 큰 무대에 올랐다. 당시에는 연기를 잘 해냈지만, 그 후부터가 문제였다. 소문 탓일까, 큰 무대 탓일까. 그는 무대공포증이 생겨 무대 위에서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선생님이 ‘무대 위에 숨을 공간은 없다. 포기하고 내려가든가, 이겨내라’고 말하셨어요. 발 하나, 손 하나씩 내딛으며 차근차근 다시 배워나갔죠.”

대인기피증과 무대공포증을 딛고 지금의 자리에 선 강하늘. 그런 그이기에 지금 서는 무대가 더없는 축복이고, 연기에 대한 갈망과 노력은 지치지 않는 샘물 같다.

“10년, 20년이 흘러도 노력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사람이고 싶어요. 지금은 가진 게 없어서 첼로 연주를 위해 밤을 꼬박 새고, 더 나은 연기를 위해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나중에 다 갖춘 배우가 되더라도 스스로를 믿으며 실력을 우려먹지 않고 싶어요. 항상 노력하는 배우가 될래요. 쉬운 길은 싫어요.(웃음)”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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