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블루윙즈 선수단 “착한 운전, 페어플레이 축구 같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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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꺼! 반칙운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 선수단 전원 ‘착한 운전 마일리지’ 서약서 제출

“반칙운전 안 돼요!” 동아일보와 경찰청이 함께하는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에 단체 서약한 프로축구 수원 삼성 블루윙즈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들이 6일 오후 경기 화성시 반월동 클럽하우스에서 반칙운전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가위표를 그리고 있다. 화성=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반칙운전 안 돼요!” 동아일보와 경찰청이 함께하는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에 단체 서약한 프로축구 수원 삼성 블루윙즈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들이 6일 오후 경기 화성시 반월동 클럽하우스에서 반칙운전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가위표를 그리고 있다. 화성=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규칙을 지키고 상대를 배려해야 축구 경기가 즐겁죠. ‘착한 운전’이 ‘신바람 도로’를 만드는 것처럼요.”

6일 오후 경기 화성시 반월동 블루윙즈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프로축구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서정원 감독(43)은 운전을 축구에 빗대 이렇게 말했다. 서 감독을 비롯한 수원 삼성 코칭스태프와 선수 전원은 1일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경찰서를 방문해 서약서를 제출했다.

서 감독은 ‘착한 운전’이 즐거운 축구 경기와 상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월 수원 삼성의 감독을 맡은 뒤 ‘S.M.A.R.T’(속도 움직임 공격 즐거움 전략)를 팀의 핵심 가치로 걸었다. 이 중 알파벳 ‘R’는 즐거움을 상징하는 ‘로큰롤(rock’n’ roll)’의 약자다. 이기는 것만큼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서 감독은 “조금 빨리 가겠다고 반칙운전을 일삼으면 모든 운전자가 목적지에 늦게 도착한다”며 ‘분통 터지지 않는 즐거운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 삼성은 그라운드에서 ‘얌전한’ 경기를 벌이는 팀이 아니었다. 볼을 다투고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고도 자주 받았다. 이번 시즌 21경기에서 수원 삼성이 받은 경고는 50차례로 인천 유나이티드에 이어 프로축구팀 중 두 번째로 많다. 4월에는 경고 누적으로 선수들이 3경기 연속 퇴장을 당하는 악재까지 겪었다.

선수단은 5월 ‘심판의 권위를 존중하고 상대 선수를 배려하자’는 내용의 자체 교육을 실시했다. 승리에만 집중하지 말고 공정하고 신사적인 경기 운영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전하자는 취지였다. 주장 곽희주(32)는 이때부터 선수단을 대표해 ‘심판과 상대 선수를 존중하자’는 뜻을 담아 ‘RESPECT(존중)’라고 적힌 완장을 차고 출전하고 있다. 곽희주는 “선수 전원이 착한 운전을 서약한 이유도 ‘규칙과 상대 선수를 존중하자’는 팀 운영 지침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선수단은 오후 4시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선수들은 패스가 간혹 어긋나도 웃음을 거두지 않았다. 서 감독은 “동료가 실책해도 나무라기보다는 격려해야 팀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처럼 상대 운전자가 작은 실수를 해도 3초만 경적을 참고 기다리면 훨씬 즐거운 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와 경찰청이 함께하는 ‘착한 운전 마일리지’는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교통사고를 내지 않겠다고 서약한 뒤 이를 1년 동안 지키면 특혜 점수 10점을 부여하는 제도다.

화성=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박형윤 인턴기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착한 운전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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