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변천과정 다룬 책 잇달아 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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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헌법 1조 성립의 역사를 천착한 박찬승 한양대 교수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돌베개)가 출간된 데 이어 우리 헌법의 역사를 다룬 책이 다시 나란히 출간됐다. 헌법학자 정종섭 서울대 교수가 낸 ‘대한민국 헌법이야기’(나남)와 11,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진배 전 의원(79)이 쓴 ‘두 얼굴의 헌법’(폴리티쿠스)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한국현대사 교양총서로 나온 ‘대한민국 헌법이야기’는 1948년 제헌헌법부터 1987년 제정된 현재의 헌법까지 성립과 변천 과정을 객관적으로 서술했다. ‘두 얼굴의 헌법’은 정치부 기자 출신인 필자가 국회 속기록과 함께 당대 정치가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제헌헌법의 탄생 과정, 부산정치파동을 야기한 ‘발췌개헌’(1952년), 대통령 3회 연임 제한을 폐지한 ‘사사오입 개헌’(1954년)의 풍경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냈다.

두 책을 비교해 읽다 보면 미묘한 차이도 발견된다. ‘두 얼굴의 헌법’은 제헌헌법이 나오기 전 여러 갈래의 초안이 마련됐지만 어느 초안에도 대통령제를 채택하는 안은 없었다고 했지만 ‘대한민국 헌법이야기’에는 신익희 중심의 행정조직법기초위원회 안을 포함해 네다섯 건의 초안이 대통령제를 채택했다고 설명한다. 또 유진오·행정연구위원회의 헌법초안 역시 순수 내각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이 상당히 강력한 혼합제 정부안에 가까웠다고 설명한다.

읽는 재미는 ‘두 얼굴의 헌법’이 앞선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국무총리로 이북 출신의 목사 이윤영을 임명하려다 193명 재석의원 중 반대 132표로 좌절된 뒤 제헌의회 의원 대다수가 지지한 내각제를 뒤집고 대통령중심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벌인 언행을 세세히 담아냈다. 대한민국이란 국호와 영토조항이 어떻게 정해졌으며, 인민이란 용어 대신 국민이란 용어가 들어간 배경도 살펴볼 수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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