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삼성의 숨은 전력 ‘경산볼파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8월 9일 07시 00분


27년 전통 선수 육성 시스템의 ‘롤모델’
코치진만 23명…배영섭·정형식 등 배출

삼성은 ‘21세기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무려 8차례나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고, 그 중 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삼성이 이렇게 꾸준히 최상위권 전력을 유지하는 밑바탕에는 팜시스템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삼성의 ‘숨은 전력’ 경산볼파크다.

경산볼파크의 역사는 깊다.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1986년 경북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에 현재의 경산볼파크의 모태가 된 경산훈련장을 만들었다. 이후 1996년 숙소동을 건설하면서 경산볼파크 내에서 훈련과 숙식이 모두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보조구장과 실내훈련장, 체력단련장, 마루운동실, 물리치료실, 수영장, 샤워장, 휴게실 등을 두루 갖추면서 국내 최고의 육성 시스템을 만들게 됐다.

이후 다른 구단들도 경산볼파크를 롤모델로 삼아 속속 2군 훈련장을 ‘원스톱 시스템’으로 조성하고 있다.

삼성은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 외부 스타플레이어 영입보다는 경산볼파크라는 자체 ‘인큐베이터 시스템’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는데,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재 팀 전력의 중심세력 대부분이 경산볼파크 출신이며,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1년부터만 해도 배영섭 정형식 이지영 심창민 등이 줄줄이 1군에 공급되면서 삼성의 ‘화수분 야구’가 만들어지고 있다.

삼성은 최근 계속 호성적을 거두면서 신인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자체 육성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더욱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다. 조범현 인스트럭터가 KT 감독으로 떠났지만, 현재 코칭스태프만 해도 무려 23명이나 된다. 9개 구단 중 가장 많다. 2군은 물론 잔류군(3군)과 재활군 등 3개 파트로 나눠 대대적이면서도 세밀한 투자를 펼치고 있다는 의미다.

한때 돈으로 특급선수들을 계속 사들여 ‘돈성’이라는 달갑지 않은 닉네임이 붙었던 삼성이다. 그러나 이제는 땀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구단으로 탈바꿈하면서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해나가고 있다. 어느덧 ‘땀성’으로 진화하고 있는 삼성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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