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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피플] 기부천사 신본기 “아버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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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피플] 기부천사 신본기 “아버지 이름으로”

스포츠동아입력 2013-08-09 07:00수정 2013-08-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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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본기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해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그는 슈퍼스타도, 고액연봉자도 아니지만 ‘기부천사’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연봉 3000만원’ 신본기, 왜 기부를 하냐고요?

1군 수당 등 부수입까지 모교에 기부 훈훈
“베풀고 살아”…아버지 말씀 실천으로 옮겨
“후배들 환경 아직 열악…훗날 기부재단 꿈”


롯데 내야수 신본기(24)의 올해 연봉은 3000만원이다. 1군에 있으니 수당 등 부수입이 생겨서 실수령액은 그 이상이지만, 그래도 억대 연봉이 수두룩한 프로야구에선 저연봉에 해당한다. 이런 신본기가 거듭된 기부선행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바깥에 알려진 기부활동만 3차례다. 지난해 롯데 입단 계약금으로 받은 1억2000만원 중 10%에 달하는 1200만원을 모교인 동아대에 쾌척했다. 500만원 상당의 제빙기도 구입해 기부했다. 이어 올 5월 다시 500만원을 동아대 발전기금으로 기증했다. 그리고 7월 올스타전 이벤트 게임에서 번트왕에 올라 받은 200만원의 상금 전액을 모교인 부산 감천초등학교에 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기부 사실이 알려진 뒤 이틀이 흐른 8일 신본기에게 물었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기부를 아끼지 않는 이유를 듣고 싶었다.


● “왜 기부를 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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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는 당황스러워했다. “기부를 할 때 어디에도 알리지 않는다. 롯데에도 말 안한다. 그런데 어떻게 보도가 되는지 모르겠다. 알려질 때마다 생색내기가 되는 것 같아서 당황스럽다.”

감천초등학교에 대한 기부는 5일 이뤄졌지만, 결심한 것은 5월부터였다. 초등학교 은사인 이상현 감독을 만나러 학교에 들렀는데,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하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니 안쓰러웠다. 유소년야구지원기금이 있어서 요즘 아이들은 좋은 환경에서 야구할 줄 알았는데, 실밥이 터진 야구공을 쓰는 것을 보고 언젠가 돈이 생기면 기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 내가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감천초 2학년 때 야구를 안 했다면 지금의 내가 있었겠나?’라는 마음의 소리에 응답한 행동이었다.

동아대에 대한 기부도 감사하는 마음에서 나온 자연스런 답례였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했다. 대학팀 어디에서도 받아주질 않았다. 돋보이는 실력이 없어서 그랬을 것이다. ‘야구밖에 몰랐는데 이제 야구를 안 하면 뭐하지?’라고 막막할 때였다. 그때 나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곳이 동아대였다.”

당시 동아대 훈련장이었던 진해공설운동장에서 4년을 보냈다. 그 세월이 롯데 선수라는 신본기의 꿈을 이뤄줬다고 믿는다. 이제 진해운동장을 NC 2군이 쓰는 까닭에 동아대 후배들은 훈련할 곳도 마땅치 않다. 고마움과 안타까움이 신본기가 땀 흘려 번 돈을 기부하게 만든 이유였다.

● 신본기의 꿈, 아버지의 이름으로!

신본기를 기부로 이끈 조언자는 아버지 신용보 씨다.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는 본인의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었지만, 늘 곁에서 “베풀고 살라”고 아들에게 당부했다. 신본기가 ‘나는 용돈을 타 쓰면 되니 연봉을 드리겠다’고 해도 마다하고, “네 돈은 네가 관리해라”고 하는 아버지다. 아버지의 꿈은 신본기가 야구를 잘해서 먼 훗날 기부재단을 만드는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이 야구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 본인이 열혈 롯데팬이었음에도 그랬다. 그런 아버지에게 신본기가 해준 최고의 효도는 2012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2순위 지명을 받은 것이었다. 아버지는 드래프트 현장에 나오셨는데, 신본기는 그때 아버지의 얼굴을 잊지 못한다.

신본기는 성실하다. 지난해 7월 어깨를 다쳐 수술을 받았을 때 병원에서 “회복에 1년은 걸린다”고 했는데도 12월부터 재활을 끝내고 훈련에 돌입한 악바리다. “내가 준비만 돼 있으면 기회는 오더라”고 믿는다. 술도, 담배도 안 한다. 취미도 없다. 할 줄 아는 것은 오직 야구뿐이다. 마음씀씀이만큼은 그 어떤 억대연봉선수보다도 부자인 신본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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