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서 亞자금 속속 이탈… 두달간 1조원 넘게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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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은 한국채권 보유액 늘려

한국 채권에 투자한 아시아 국가의 자금이 최근 2개월간 1조 원 넘게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의 한국 채권 보유액은 5월 말 35조200억 원에서 7월 말 33조8900억 원으로 1조1300억 원 줄어들었다. 국가별 감소 규모는 말레이시아가 5310억 원이었고 카자흐스탄도 2640억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한국 채권 보유액을 늘린 아시아권 국가는 홍콩(1500억 원)이 유일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 국가의 한국 채권 보유액은 늘었다. 미국과 룩셈부르크는 1조 원 넘게 한국 채권을 사들였다.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등도 채권 보유액을 늘렸다. 이들 국가의 매수세 덕분에 이 기간 전체 외국인의 한국 채권 보유 규모는 98조7810억 원에서 102조9150억 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에 따라 선진국이 신흥국 시장에서 돈을 회수하기 시작하자 신흥국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외 투자 자금을 거둬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수익 추구를 위한 외국인투자자의 경우 달러 강세를 예상하고 미리 원화 채권을 팔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는 자금 유출 규모가 크지 않고 유럽과 미국의 자금도 버텨주고 있으므로 채권 시장에 단기적인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전체 외국인 투자자금 중 33% 규모인 아시아계 자금이 계속 이탈하면 길게 볼 때 국내 채권 시장에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과장은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 한국 채권 보유액이 많은 국가들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면 중장기적으로 채권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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