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각오하니 길이 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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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 보험금 지급 발표 1시간뒤… 北 “정상운영 보장… 14일 회담 갖자”
정부 “전향적으로 평가” 北제의 수용

정부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에 묵묵부답하던 북한이 7일 “14일에 제7차 남북 당국 회담을 열자”며 마침내 입을 열었다. ‘개성공단을 살리자’는 적극적인 의지까지 담았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회담 재개를 제의한 지 열흘 만이고, 7일 오후 3시경 정부가 개성공단 경협보험금 지급 결정을 발표한 지 약 1시간 만이다.

북한은 이날 오후 4시경 판문점 연락관 채널 및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의 특별담화를 통해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제7차 회담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은 이와 함께 △개성공단의 잠정 중단 조치 해제 및 남측 인력의 출입 전면 허용 △북측 근로자들의 정상 출근 보장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 담보 및 재산 보호 △정세의 영향 없이 정상 운영 보장 등도 약속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특별담화에서 “개성공업지구를 위기에서 구원하고 번성하게 하는 것이 애국적 용단이며 정의로운 선택”이라며 “남조선 기업들의 고통과 피해를 줄이며 긴장 완화를 바라는 내외 여론의 기대와 염원에 맞게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담화는 “지난 10년간 온갖 풍파와 곡절 속에서도 겨레에 통일에 대한 희망과 신심(믿음)을 안겨 주던 개성공업지구가 이제 깨지게 되면 북과 남 온 겨레의 마음속에 줄 상처와 북남 관계에 미칠 영향은 실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늦게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당국 간 대화 제의에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 것으로 평가한다”며 북측의 ‘14일 회담 제의’를 수용했다.

유창근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7차 회담이 성사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긍정적인 합의 결과를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경협보험금을 지급하겠다며 그동안 북측에 경고해 온 ‘중대 결단’으로 가는 사전 조치를 사실상 본격화했다.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는 이날 위원 18명의 서면 의견을 종합해 기업들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의결했다. 정부는 교추협의 의결과 수출입은행의 지급 심사 등을 통해 7월 말까지 보험금을 신청한 109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급할 2809억 원의 보험금 액수를 확정했다.

보험금을 신청한 기업들은 8일부터 수출입은행에서 회사당 최대 70억 원에 이르는 보험금을 개별적으로 지급받게 된다. 그 금액의 한도 내에서 개성공단 내 설비 등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대위권은 정부에 넘어가게 된다. 정부로서는 향후 북한과의 협상 및 개성공단 폐쇄 등 중대 조치를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 방지 등이 명실상부하게 보장되지 않으면 (공단 폐쇄를 불사하는) 중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정부의 일관된 방침을 북한이 이해하고 호응해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7차 회담에서 실질적 결실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은·강유현 기자 lightee@donga.com

#개성공단#보험금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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