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甲질에 게임개발비 10억 날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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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상공인 피해사례 보고
“새 프로그램을 악성코드로 규정하기도”
네이버 “검토후 문제 있다면 해결 노력”

“중소업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이 네이버 때문에 설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김동욱 크리엔트 대표)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가 결성한 ‘소상공인 네이버 대책위원회’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중회의실에서 제1차 피해사례 보고회를 열고 네이버의 횡포를 집중 성토했다.

중소 게임업체 크리엔트를 운영하는 김 대표는 2003년 ‘열혈농구’라는 온라인게임을 개발한 뒤 NHN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과 배급계약을 했지만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전에 접어야 했다. 그는 “시험 서비스의 동시접속 인원이 적다는 이유로 NHN한게임이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고 해 10억 원이 넘는 개발비를 고스란히 날려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대책위는 김 대표의 사례 외에도 10가지 피해사례를 더 공개했다. 권순종 대책위원장(한국부동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5일 피해사례 신고센터를 개설한 뒤 피해를 호소하는 팩스와 e메일이 밀려들어오고 있다”며 “일부는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것을 두려워해 자료로 대신했다”고 설명했다.

대책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보기술(IT)업체 이즈포유는 PC 화면에 ‘포스트잇’ 같은 메모지를 띄워놓고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메모디스’를 개발했지만 네이버는 이를 명확한 근거 없이 악성코드로 규정했다. 이에 이즈포유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배포하지 못하고 광고계약도 끊기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네이버가 논문 작성자의 동의 없이 이를 포털에 무단 게재하고 유료 판매한 사례도 발표됐다. 이 밖에 부동산 광고비 중복 지불, 과당경쟁을 초래하는 가격비교 시스템 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권 위원장은 “네이버는 소상공인들과 함께 성장했는데도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하고, 소상공인의 자금이 바닥날 때까지 쓸어가려고 한다”며 “지속적으로 피해사례를 수집해 발표하고 네이버의 시정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국회에 소상공인의 피해를 막기 위한 입법도 요청하기로 했다.

네이버 측은 “대책위가 공개한 내용들을 면밀히 검토한 뒤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네이버#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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