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맥쿼리, 9호선 사업 철수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시와 지하철 요금인상 갈등… 국내 보험사들이 지분인수해 대주주로
市, 요금결정권 회수… 당분간 안오를듯

서울지하철 9호선의 요금 인상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어 온 호주 맥쿼리 자산운용사가 9호선 사업에서 철수하고, 그 대신 국내 보험사들이 대주주로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요금 결정권을 되찾아 오기로 해 당분간 9호선 요금은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메트로9호선㈜과 실시협약 변경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며 “상당 부분 쟁점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져 이르면 이달 말쯤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 교체 방식은 자산운용사 2곳이 기존 대주주 현대로템(25%)-맥쿼리(24.53%) 컨소시엄의 지분을 인수하고, 흥국생명 등 투자자 3곳이 자금을 운용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시는 협상을 마치는 대로 시의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다음 달 주주 변경을 승인할 계획이다.

시는 협약 변경 과정에서 민자사업의 주도권을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호선 측이 일방적으로 요금 인상을 추진하면서 빚어진 사회적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새로운 투자자들은 간접 투자 방식으로 참여한다. 즉 신규 주주들은 펀드에 자금을 투입하고 보장 수익률을 챙길 뿐 경영에는 간섭할 수 없다. 시가 요금 결정권을 되찾기 위해 확실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업자 적자를 재정으로 보전해 주는 최소운임수입보장(MRG)도 폐지할 방침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기존 협약에 따라 2010년 292억 원, 2011년 385억 원 등 막대한 적자를 혈세로 보전해 왔다. 이런 상황인데도 메트로9호선은 적자 심화를 이유로 지난해 2월 기본 운임을 1050원에서 1550원으로 올리겠다고 시에 운임 변경 신고서를 냈고, 시가 반려하자 소송을 내는 등 갈등을 빚어 왔다.

MRG가 폐지되면 투자 보장 수익률은 기존 8.9%에서 명목수익률 4%대, 실제수익률 2% 미만으로 크게 낮아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획대로 협약이 변경되면 시민이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며 “이 같은 방식을 경전철 사업 등 민자사업에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
#맥쿼리#9호선#지하철요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