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돌아서면 범죄… 이 촉법소년을 어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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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부터 7개월간 강절도 29건
풀려난지 13일만에 또 절도로 잡혀

“상담할 때는 말을 잘 들어요. 그런데 돌아서면 다시 못된 짓을 반복하니….”

광주 동부경찰서의 한 형사는 5일 혀를 차며 안타까워했다. 불과 13일 전에 풀어줬던 황모 군(13·중2)이 또 붙잡혀왔기 때문이다.

황 군은 현행법상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나이라는 점을 악용해 지난해 12월 슈퍼마켓에서 현금과 담배를 훔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23일 편의점 강도짓을 하다 붙잡힐 때까지 7개월여 동안에 무려 29건의 강·절도를 저질러 충격을 줬던 소년이다.

▶본보 7월 24일자 A12면 “난, 감옥 안가” 무차별 강-절도… 면죄부 된 촉법소년法

그 황 군이 5일 새벽 중국음식점 유리창을 벽돌로 깨고 들어가 돈을 훔치려다 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황 군은 지난달 27일 오전 2시 광주 동구의 중국음식점 창문을 뜯고 들어가 현금 10만 원을 훔치는 등 최근 경찰에서 풀려난 뒤 13일 사이에 3건의 절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황 군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범죄행위를 한 미성년자여서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 ‘촉법소년(觸法少年)’이다. ‘나이가 어려 입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악용해 선배들이 각종 범행을 시키고 본인도 범죄를 저지르는 데 거리낌이 없는 행태를 보여 충격을 줬다.

신모 경사(41) 등 동부서 강력3팀 형사 5명은 지난달 23일 황 군을 풀어준 뒤부터 거의 매일 만나 면담을 했다. 황 군 집으로 찾아가 개인 돈을 들여 자장면 등을 사주며 마음을 잡아주려 애썼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황 군은 형사들과 면담을 하는 기간에도 절도 행각을 계속했다.

경찰은 최근 황 군의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따로 혼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아버지는 통화조차 꺼렸다. 어머니는 이혼한 뒤 연락이 끊겼다. 황 군은 조부모 및 누나와 살고 있지만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어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그는 지난해 50여 일 동안 결석을 할 정도로 학교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황 군은 9월 중순이면 만 14세가 된다. 촉법소년에서 벗어나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것.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황 군이 저지른 범죄 32건을 광주지법 소년부에 송치하면 보호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며 “몇 년 뒤에 더 큰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계도해야 할 텐데 너무 어렵다”고 걱정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촉법소년#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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