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술취해 손찌검” 아홉살 아들 112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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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평소 손버릇 안좋아… 처벌을”
아들 “홧김에 신고… 처벌 원치않아”

엄마에게 뺨을 맞은 초등학생 아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6일 아침밥을 안 먹는다며 아들(9)의 뺨을 두 차례 때린 혐의(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로 조모 씨(43·여)를 조사했다.

조 씨는 5일 오전 8시 10분경 집에서 아들 김모 군이 밥을 먹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자 아들의 뺨 등을 때린 혐의다. 김 군은 엄마에게 맞아 코피가 터지자 “엄마가 술 마시고 때린다”고 스마트폰으로 112에 신고했다.

당시 아버지(55)가 집에 있었지만 화장실에 있어 폭력을 막지는 못했다. 아버지는 출동한 경찰에게 “집사람이 평소에도 술을 많이 마셔 알코올의존증 증세로 여러 번 상담 치료를 받기도 했다. 집사람을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씨는 이날 아침에도 다소 술기운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김 군은 조 씨 연행 후에 “엄마로부터 평소 꾸지람을 많이 들었다. 홧김에 신고했지만 엄마의 처벌을 원치는 않는다”고 경찰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조 씨는 술 때문에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낸 적도 있고 술을 마시고 남들과 싸워 기소된 적도 있었다.

경찰은 “가족들의 진술에서 조 씨가 상습적으로 아이를 폭행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군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폭행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조 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엄마#손찌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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