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재소자, 어머니 관에 휴대전화 반입하려다 ‘들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6일 0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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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형님' 소양호(오달수 분)는 용구(류승룡 분)를 위해 용구의 딸 예승(아역 갈소원)을 교도소 안으로 데려오기로 마음먹는다. 소양호의 부하 조직원들은 어린 예승을 주말 종교행사에 참가시킨 후, 빵과 우유를 넣는 상자 안에 몰래 넣는 방법으로 무사히 감옥 안으로 '잠입'시키는데 성공한다.

'7번방의 선물'처럼 감동적이거나 놀라운 사연은 아니지만, 멕시코에서 정부의 허를 찌르는 방법으로 금지 물품을 교도소 안으로 반입하려던 사례가 등장했다. 미국 방송 '폭스 뉴스(Fox News)'를 비롯한 외신들은 지난 2일(현지 시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있는 산타 마르타 아카티틀라 교도소에서 발생한 휴대전화 밀반입(smuggling) 적발 사건을 보도했다.

이 수감자가 사용한 방법은 어머니의 관(coffin) 속에 휴대전화를 넣는 것. 이는 부모나 자식 등 직계 가족의 사망시 해당 수감자가 원할 경우 교도소 마당(prison yard)에 관을 들여보내 잠시나마 고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멕시코의 현행 법을 악용한 것이다.

하지만 '7번방의 선물'과 달리 목표물을 운반하는 주체가 재소자들이 아닌 교도관들이었다는 게 그에겐 불운이었다. 산타 마르타 교도소 측은 "교도관들이 관을 해당 수감자에게 넘겨주기 전 관 속에서 휴대전화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교도관들이 어떤 이유로 관 속을 수색하기로 결정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관을 개봉한 장소가 고인의 가족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장소였다는 점은 문제가 됐다. 비록 휴대전화를 발견하긴 했지만, 대낮에 많은 사람들 앞에 고인의 시신이 그대로 드러난 것에 분개한 고인의 가족 및 친척들이 해당 교도관들을 줄줄이 형사 고발하고 있다는 것.

외신들은 멕시코에서는 몇몇 재소자들이 수감된 상태에서도 외부의 범죄 활동을 지휘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반입한 사례가 과거에도 여러 건 있어 교도소 측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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