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기춘, 노무현 탄핵주도…공작정치 한 인물” 혹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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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임명된 김기춘 비서실장(왼쪽) 이 5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국민운동본부 상황실을 찾아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로 임명된 김기춘 비서실장(왼쪽) 이 5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국민운동본부 상황실을 찾아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김기춘. 동아일보DB
김기춘. 동아일보DB
민주당은 5일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을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하는 등 청와대 실장과 수석 4명의 인사를 전격 단행한 것에 대해 혹평을 쏟아냈다.

김관영 수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을 경질하고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을 임명한 것과 관련, "6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비서실장을 경질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은 '윤창중 사태' 등 정권 출범 직후부터 이어진 각종 인사문제와 국가정보원 사태 등으로 꼬인 정국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책임 때문에 경질됐다는 분석이 많다.

김 수석 대변인은 "(허 비서실장의 경질이)개인비리 때문인지 엄중한 정국상황을 초래한 부분에 관한 책임 추궁인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김 수석 대변인은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은) 박 대통령의 핵심 자문 그룹인 7인회에 소속되어 왔던 구시대 인물"이라며 "MB정권 때의 6인회 멤버들의 비극적 종말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신임 김기춘 비서실장은 검찰총장과 법무장관, 3선 의원을 지낸 여권 중진으로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최병렬, 김용갑, 김용환, 현경대, 안병훈, 강창희 등과 더불어 박 대통령의 핵심 원로 참모 모임인 이른바 '7인회'의 핵심 멤버로 꼽힌다. 정수장학회 1기 장학생 출신이다.

김 수석 대변인은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은) 특히 검사시절 1972년 유신헌법을 초안하고 국회의원 시절에는 한나라당 법제사법위원장으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며 "1992년 14대 대선을 앞두곤 당시 법무부장관의 신분으로 주요 영남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라는 지역감정 조장성 발언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했던 그 유명한 초원복집 사건을 주도했던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거에 많은 공작정치를 한 사람으로, 엄중한 정국상황에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 대변인은 또 공석이던 정무수석 자리에 박준우 전 벨기에 대사가 발탁된 것에 대해서도 "엄중한 정국상황에서 야당과의 협상을 조율할 청와대의 실무책임자로서의 적절한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 우려스럽다"며 "30년간 외교부에서 그것도 그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한 직업 외교관 출신이 이처럼 복잡하고 난마처럼 얽혀있는 정국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을지 국민들은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신임 정무수석 인사가 박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이정현 홍보수석이 홍보수석 업무뿐만 아니고 실질적으로 정무수석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장악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앞으로 청와대 비서실을 김기춘 실장과 이정현 수석이 주도해서 국정을 농단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 주고 그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을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박준우 전 벨기에 대사를 정무수석에 임명했다. 신임 민정수석에는 홍경식 전 법무연수원장, 미래전략수석에는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회장, 고용복지수석에는 최원영 전 복지부 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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