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테러 임박… 예멘 美대사관 0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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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를 저지른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다시금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공격할 것이라는 경고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목표로 예멘 주재 미국대사관이 거론된다.

CNN은 3명의 미 정보관리를 인용해 “알카에다 테러분자들이 공격 준비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4일 보도했다. 관리들은 “예멘에 거점을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에서 최근 몇 주간 내부 연락이 계속 진행됐으며 이슬람 금식월(라마단) 종료 기간으로 접어드는 최근 며칠간 연락 빈도가 잦아졌다”며 “모든 정보를 종합해 볼 때 조만간 테러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알카에다 고위 간부들의 통신 내용을 감청하다 테러 공격 논의 내용을 포착해 중동과 아프리카의 대사관 폐쇄와 해외여행 경계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전했다. NYT는 “테러공격 정보는 이번 주에 포착된 것으로 미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백악관은 정보의 심각성을 즉각 인지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3일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한 가운데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일 “알카에다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3, 4일 여름휴가로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머물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비상사태에 대해 계속 보고를 받고 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2일 “예멘 이집트 이라크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 등 17개국 22개 대사관과 영사관 운영을 4일 폐쇄한다”며 “폐쇄 기간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8월 말까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테러가 감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국민에게 해외여행 경계령을 내렸다.

광범위한 지역의 대사관이 폐쇄되고 여행 경계령이 이달 말까지 발동된 것은 테러 대상과 시기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당국은 예멘 주재 미대사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특히 우려하고 있으며 3일부터 6일까지를 요주의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은 예멘 주재 대사관 주변 500m 지역부터 통행을 금지하고 탱크 12대를 배치했다. 또 홍해에 배치 중인 수륙 양용 전함들을 예멘 인근으로 이동시켰다. 남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에는 한 시간 내에 출동할 수 있는 대기 체제를 가동시켰다. 영국 독일 프랑스도 보안상의 이유로 4, 5일 예멘 주재 대사관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테러 위협이 예멘에 한정된 것이라고 지적하는 데 비해 다른 한편에서는 몇몇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가 준비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테러 위협이 다른 때와는 달리 매우 구체적이고 심각하다는 데 미 정부 내에서 이견이 없으며 이번 사태 브리핑을 받은 의원들은 초당적인 대처를 당부했다.

피터 킹 하원 대테러 및 첩보 소위원장은 “아라비아반도가 가장 우려되지만 다른 지역의 테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도 “정치권에서 이번 테러 위협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알카에다#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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