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中 요트가… 해감선 호위속 센카쿠 접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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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순시선 접근하자 되돌아가… 日측 “상륙목적 갖고 온 듯” 긴장

요트‘강태공’호 몰고 센카쿠로… 중국인 민간 항해사 자이모 씨가 3일 요트 ‘강태공’호에서 윗옷을 벗어젖히고 결연한 자세로 앞을 응시하며 센카쿠 해역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은 자이 씨가 자신의 웨이보에 올린 것으로 요트에 동승한 ‘상하이방송국’의 기자와 카메라맨이 촬영한 것이다. 작은 사진은 강태공호. 출처 자이모 씨 웨이보
요트‘강태공’호 몰고 센카쿠로… 중국인 민간 항해사 자이모 씨가 3일 요트 ‘강태공’호에서 윗옷을 벗어젖히고 결연한 자세로 앞을 응시하며 센카쿠 해역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은 자이 씨가 자신의 웨이보에 올린 것으로 요트에 동승한 ‘상하이방송국’의 기자와 카메라맨이 촬영한 것이다. 작은 사진은 강태공호. 출처 자이모 씨 웨이보
이번에는 요트였다. 중국 국기를 단 요트 1척이 3일 오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에 중국 해양감시선과 함께 나타나 일본 측이 설정한 영해 안으로 들어갔다 되돌아갔다. 일본 측은 센카쿠 상륙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요트는 중국 해감선 3척의 호위를 받으며 이날 오후 5시 15분경 우오쓰리(魚釣) 섬 북쪽에서 일본 영해로 들어갔다.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항해 목적을 무선으로 물었지만 답이 없었다. 센카쿠에서 약 5.5km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가 순시선이 접근하자 오후 10시 40분경 영해 밖으로 나갔다. 해감선 3척은 4일에도 센카쿠 접속수역(영해기선에서 12∼24해리·22∼44km)을 항해했다.

지난해 9월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선언에 반발해 중국의 해감선과 어업지도선, 국가해양국 소속 소형 프로펠러기가 센카쿠 인근에 출현한 적은 있지만 요트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유명한 요트 모험가이자 화가인 자이모(翟墨·45) 씨로 알려졌다. 그는 2007년 1월 혼자 무동력 요트 ‘르자오(日照)’를 타고 산둥(山東) 성 르자오 시를 출발해 1년 7개월간 3만3467해리(약 6만1980km)를 항해했다. 중국인이 무동력선으로 세계일주를 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2009년 펑황(鳳凰)TV가 선정한 ‘중국을 감동시킨 10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자이 씨가 이번에 타고 간 요트 ‘강태공(姜太公)’호는 홍콩에 등록돼 있던 자신의 요트 ‘신(新)르자오’호를 개조해 이름을 바꾼 것이다. 자이 씨 지인들은 그가 배 이름을 개명한 데에는 ‘특별한 뜻’이 담겨 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강태공(본명 강상·姜尙)이 주(周)나라 무왕의 천하 평정을 도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센카쿠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이 씨는 7월 중순부터 센카쿠 항해를 준비하면서 강태공호의 위성통신 장비 등을 교체한 뒤 지난달 30일 르자오 시를 출발했다. 배에는 ‘상하이(上海)방송’ 기자와 카메라맨도 동승했다.

그는 센카쿠 해역을 빠져나가기 직전인 3일 오후 8시경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3해리 내의 댜오위다오’라며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이번 항해 과정을 인터넷으로 공개했다. 누리꾼들은 “중국인의 기개를 보여 줬다”며 열광하고 있다. 자이 씨는 웨이보에 5만여 명의 팔로어가 있다.

한편 구리야마 다카카즈(栗山尙一) 전 일본 외무차관은 4일 보도된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72년 일중 정상회담 때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일본 총리가 ‘센카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갑자기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에게 묻자 저우 총리는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이는 센카쿠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양해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베이징=고기정 특파원 lovesong@donga.com

#센카쿠 열도#중국#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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