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초중고생 첫 5만명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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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389명… 7년만에 6배로
초등생이 3만9423명으로 70%… 학교 현장 다문화 전문가 육성 시급

국내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의 학생이 정부 공식 통계에서 처음으로 5만 명을 넘어섰다. 정부가 다문화가정 학생 통계를 처음 집계한 2006년의 9389명과 비교하면 7년 만에 6배로 늘어난 셈이다.

다문화가정 학생이 늘어나면서 정부도 교육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학생 증가세에 비해 공교육 인프라나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3년 교육통계(4월 1일 기준)에서 국내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은 5만576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체 초중고교생의 0.86%로 지난해보다 8813명(18.8%) 늘어난 규모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이 3만9423명(70.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중학생이 1만1235명(20.1%), 고등학생이 4827명(8.7%)이었다. 나머지는 각종 학교나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부모의 국적은 중국(중국동포 포함)이 1만9126명(34.3%), 일본이 1만3067명(23.4%)으로 과반수에 이르렀다. 이어 필리핀 8616명(15.5%), 베트남 6322명(11.3%), 태국 1308명(2.3%), 몽골 1131명(2.0%) 등의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국내에서 태어난 국제결혼 자녀가 4만5674명(81.9%), 외국에서 태어나 중도 입국한 국제결혼 자녀가 4931명(8.8%), 외국인가정 자녀가 5162명(9.3%)이었다.

교육부는 급증하는 다문화학생을 위해 이들이 정규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예비학교를 계속 늘릴 방침이다. 예비학교는 지난해 26곳에서 올해 50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예비학교를 벗어나 정규 학교로 편입되는 순간 교육방향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지적이 많다. 학교 현장에 다문화 전문가가 부족하고 교사들도 다문화학생 지도에 필요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윤상석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부소장은 “교사들의 다문화학생에 대한 인식과 지도방법이 전문화돼야 한다. 교사들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문화학생을 위한 지원 정책이 시혜적인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설규주 경인교대 교수(사회교육과)는 “지금까지는 다문화학생들에게 생계 지원, 학습 지원, 문화체험, 학용품 지원처럼 베푸는 차원으로 접근했다”면서 “이젠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이자 일꾼으로 키우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희균·이샘물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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