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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목돈” 유혹… 성인업소 구인 앱, 가출소녀 ‘성매매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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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목돈” 유혹… 성인업소 구인 앱, 가출소녀 ‘성매매 블랙홀’

동아일보입력 2013-08-05 03:00수정 2013-08-0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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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알바앱에 10대들이 올린 글.
“고딩 66사이즈. 급전 필요!”

최근 ‘여성 전문 고소득 알바’를 소개해 준다는 스마트폰 앱에 17세 고교생 김모 양이 올린 글이다. 고딩은 고교생을 뜻하는 은어고, 66사이즈는 여성의 옷 치수다. 이 앱에선 오피스텔과 립카페, 키스방 등 성매매업소와 여성의 구인구직 광고가 쏟아진다. 게다가 미성년자가 성인 인증 절차 없이 이력서를 올리고 성매매업소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청소년이 나이를 허위로 20대라고 써도 검증할 방법이 없다.

스마트폰에 성인업소 구인구직 앱이 우후죽순 만들어지면서 돈이 필요한 가출 소녀를 ‘성매매 블랙홀’에 빠뜨리는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기존의 성인업소 구인구직 웹사이트는 성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스마트폰 앱에는 그런 안전장치가 없다. 취재팀이 ‘유흥 알바’라는 키워드로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검색한 앱 24개 중 9개는 성인 인증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앱이 가출 소녀를 비롯한 미성년자들에게 손쉬운 성매매 구직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업주는 오갈 데 없고 돈이 급한 가출 소녀의 심리를 파고들어 “숙식 제공, 초보자와 친구 동반 환영” “출근만 해도 월 700만 원 보장” 등의 광고 문구를 내세우며 유혹한다. 규모가 가장 크다는 한 앱에는 전국 각지의 성인업소 광고 3000여 개와 여성의 구직 광고 1600여 개가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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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이 10대 가출 소녀를 가장해 앱에서 구인 광고를 하는 성인업소 11곳에 전화로 문의해 보니 7곳이 “미성년자라도 괜찮다”고 대답했다. 서울 강남의 한 성매매업자는 “애인대행업소인데 손님과 호텔에서 연애하면 한 번에 20만 원 정도를 준다”며 “신분증은 안 가져와도 되니 면접부터 보자”고 말했다. 대전의 한 오피스텔 성매매업소는 “미성년자는 낮에는 안 되고 밤 시간대에만 일할 수 있다. 숙식 제공은 해줄 테니 걱정 마라”고 말했다. 어떤 업소는 “미성년자라면 노래방 도우미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외는 성년의 기준이 우리나라와 다르다며 원정 성매매를 권하는 업자도 있었다. 취재팀이 ‘만 18세 가출 소녀’라고 말하자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 업소는 “국내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일본에선 만 18세부터가 성년이라 합법적으로 성매매를 할 수 있다”며 “관광 명목으로 가면 최대 3개월 동안 일할 수 있는데 아무리 못해도 월 2000만 원은 번다”고 유혹했다.

그러나 이 말은 거짓이다. 일본의 성년 기준은 우리보다 한 살 높은 만 20세다. 설사 성년 기준이 낮은 나라에서 미성년자가 성매매를 하더라도 속인주의에 따라 한국법의 적용을 받는다.

온라인을 통해 성인에게 성매매 구인구직 광고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미성년자에게 성매매 알선 정보를 제공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중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경찰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인업소 구인구직 앱은 사전 심의가 강한 애플 앱스토어와 달리 개발자가 자유롭게 자작 앱을 올릴 수 있는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활개치고 있다”며 “일단 마켓이 유해 정보에 대한 검열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앱은 일반 인터넷보다 접속기록이 더 짧게 남아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앱을 통한 불법 성매매 구인구직을 근절하려면 온라인 성매매 단속에 한해 경찰에 함정 수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홍정수 인턴기자 고려대 통계학과 4학년

#성인업소#성매매#어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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