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男心을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여성이 독차지했던 문화센터 ‘男전용강좌’ 봇물
프렌디 문화 확산으로 ‘아빠 고객’에게도 공들여

회사원 김승준 씨(32)는 최근 남성의류 브랜드가 개최한 ‘스타일링 강좌’에 다녀왔다. 덥고 습한 날씨에 정장을 잘 갖춰 입는 법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어서였다.

김 씨는 “요즘은 남성도 옷과 액세서리 종류가 다양해졌고 예를 들어 반바지를 입을 때 어떤 가방을 매야할지 고민이 될 때가 많다”면서 “배워두면 나쁠 게 없을 것 같아 동료를 따라 참석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김 씨처럼 외모와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남성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강좌가 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독차지했던 백화점 문화센터에는 ‘남성 전용강좌’가 다수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학기 문화센터에 낚시, 요리, 비즈니스패션 등 남성 전용 특강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바다낚시 분야의 파워 블로거인 김지민 씨가 강의하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연인, 가족을 위한 쉽고 빠른 요리법을 알려주는 ‘요리하는 남자가 아름답다’ ‘맛있는 남자이야기’ 등이다.

이 백화점의 경우 문화센터 남자 회원이 최근 3년간 연평균 15%씩 증가하고 있다. 홍영준 롯데백화점 문화사업담당 매니저는 “3년 전에는 문화센터 회원 중 남성의 비중이 5% 안팎이었지만 요즘은 10%에 가깝다”라며 “백화점의 큰손으로 떠오른 남성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들을 위한 특색 있는 강좌를 더 많이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는 9월에 시작되는 가을학기에 아빠와 아이가 함께 놀이체험을 할 수 있는 강좌를 220회 개설해 여름학기보다 10% 늘렸다. 골프, 패밀리캠프, 요트체험, 역사배우기 등. 친구 같은 아빠를 일컫는 신조어 ‘프렌디(Friendy)’ 문화가 확산되면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아빠 고객들이 몰린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아빠를 위한 강좌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 가을학기 문화센터의 남성 회원 비중이 2년 전의 갑절 수준인 25%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업체들도 남성을 위한 스타일링 강좌를 늘리고 있다. LG패션의 남성복 브랜드 일꼬르소는 올해 상반기에만 ‘남성의 행복’이란 주제의 토크 콘서트를 네 차례 진행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적지 않은 기업이 여름철 남성 패션으로 자리 잡은 ‘쿨 비즈’를 제대로 입는 법을 알려주는 강좌를 열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백화점#문화센터#남자 전용강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