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언더파… ‘바람의 악몽’ 사라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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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女오픈 ‘무풍지대’… 1R 144명 중 73명이 언더 기록
박인비 2R 중간합계 2언더 29위
이지영-최나연은 8언더 공동2위

여왕벌은 바람이 거셀수록 더 힘을 낸다. ‘퀸비(여왕벌)’ 박인비(25·KB금융그룹·사진)는 당초 거센 바람으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6672야드)에서 열리는 2013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샷 탄도가 낮아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도 맞설 수 있으리란 전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모든 스포츠는 상대적이다. 바람이 잔잔하면 다른 선수들이 힘을 낸다. 올드코스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건 코스가 어렵기 때문만이 아니라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대회 첫날이었던 1일(한국 시간) 올드코스는 ‘무풍지대’에 가까웠고 참가 선수 144명 중 절반이 넘는 73명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바람이 거셌던 2007년 단 3명만 언더파를 기록하며 ‘악명’을 얻었던 것과 대조적인 성적이었다.

첫날 5언더파 67타로 공동 3위에 오른 전미정(31·진로저팬)은 “세인트앤드루스 코스에서 처음 쳐봤는데 어제 연습 라운드 때와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분 것만 제외하고는 날씨가 생각보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전미정과 같은 타수를 기록한 최나연(26·SK텔레콤) 역시 “비가 왔지만 바람이 잔잔했다”며 “다른 선수들의 성적도 괜찮은 편이라 아직 성적을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날 간간이 내린 비로 그린 스피드가 느려졌다. 박인비는 빠른 그린 스피드를 선호한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년에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는 박인비는 “일단 마지막 날 후회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게임에 임하겠다”며 “첫날 작은 실수가 겹치며 생각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 홀, 한 홀 내 게임을 풀어가다 보면 좋은 결과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골프 전문 잡지 ‘골프다이제스트’는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바람이 시속 15마일(24km)을 넘지 않고 비도 별로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 우승자는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2일 오후 10시 30분 현재 이지영(28·볼빅), 최나연(26·SK텔레콤)이 합계 8언더파를 기록하며 9언더파를 기록한 일본의 미키 사이키에 1타 뒤져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박인비는 2라운드 10번홀까지 1오버파를 기록하면서 합계 2언더파로 중간 순위에서 공동 29위를 기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골프#박인비#최나연#이지영#2013 브리티시여자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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