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서는 류현진? 이젠 ‘김칫국 먼저’ 아니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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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양키스와 접전끝 1승1패… 불펜 강화로 ‘꿈의 무대’ 가시화
류, 3일 시카고 컵스전서 10승 도전… 홈런 많은 구장이라 장타 조심해야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더 몬스터’ 류현진(사진)이 플레이오프 마운드에 오를 날이 영글고 있다. 7월 28일 류현진이 신시내티를 상대로 9승을 챙긴 다음 날 현지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는 “오늘 플레이오프가 벌어진다면 다저스는 클레이턴 커쇼, 잭 그링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마운드의 트로이카가 건재하다”고 말했다. 전반기 같았으면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했겠지만 후반기 다저스 전력으로는 김칫국이 아니다.

현재 메이저리그 30개팀 가운데 가장 무서운 전력을 보이고 있는 팀이 다저스다. 다저스는 이번 신시내티와의 4연전, 양키스와의 2연전에서 모두 플레이오프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디어들의 취재, 팬들의 열기가 그렇다. 양키스전은 가상 월드시리즈였다. 미국 야구팬들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메이저리그 최대 라이벌을 양키스-보스턴전으로 꼽지만 동부와 서부 팬들이 공유하는 라이벌전은 누가 뭐래도 다저스-양키스의 월드시리즈다. 에이스 커쇼가 등판한 1일 양키스전에서 9회 불펜투수들이 3점을 헌납하며 패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선두 자리는 굳건하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애리조나와는 2경기 반차다. 다저스는 트레이드 마감 직전 2010년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마무리 브라이언 윌슨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상대적으로 약한 불펜까지 강화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류현진은 3일 오전 5시 5분(한국 시간)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시즌 10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이 처음 밟는 무대인 리글리필드 구장은 한국 선수에게 즐거운 추억을 안겨줬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을 따낸 곳이다. 1996년 4월 6일 당시 롱릴리프였던 박찬호는 2회부터 등판해 4이닝 동안 3안타 4볼넷 7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이후 박찬호는 리글리필드에서 5승을 따냈다.

미국의 선수들과 야구관계자들도 가장 가고 싶은 구장을 리글리필드로 꼽는다. 외야의 덩굴담쟁이, 외야스탠드 뒤쪽 웨이브랜드 애비뉴의 홈런타구 등 볼거리가 많은 명물이다. 리글리필드는 메이저리그에서 보스턴 펜웨이파크 다음으로 오래된 구장이다. 1914년 개장해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 메이저리그의 역사다.

시카고는 바람이 많이 불어 ‘바람의 도시(Windy City)’로 통한다. 리글리필드도 바람이 심해 홈런이 많이 나온다. 올해 리글리필드에서는 52경기에서 총 103개의 홈런이 터졌다. 거의 경기당 2개꼴이다. 밀워키의 밀러 파크(122개), 콜로라도의 쿠어스필드(122개)에 이어 리글리필드는 내셔널리그 구장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홈런이 나온 곳이다. 따라서 류현진이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장타다.

현재 49승 58패를 기록 중인 컵스는 사실상 시즌을 포기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다. 이미 강타자 알폰소 소리아노와 기둥투수 맷 가자를 트레이드시키고 내년 시즌에 대비하는 유망주를 데려왔다. 재미있는 점은 시즌을 포기했으나 오히려 성적은 좋아지고 있다. 월별 성적으로는 처음 승률 5할(14승 13패)을 넘어서 7월을 마쳤다.

류현진과 맞붙는 투수는 동갑내기인 좌완 트레비스 우드(7승 7패, 2.79)다. 메이저리그 경력 4년차로 올해 기량이 급성장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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