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이천희 “난 딸과 싸우는 아빠…퍼즐 맞추다가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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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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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천희.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이천희.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저는 나름 좋은 아빠라고 생각하는데, 아내가 아이와 그만 좀 싸우라고….”

행복한 가장이자 욕심 많은 배우인 이천희(34)를 만났다.

tvN ‘연애조작단; 시라노’(극본 신재원, 연출 강경훈) 종영 후 만난 이천희는 가족에 대해 묻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이야기 꽃을 피웠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새로운 연기 도전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 이천희의 아빠로서, 배우로서의 삶은 어떠한 모습인지 즐거운 수다와 같은 인터뷰를 통해 들여다 봤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면 색다를 아빠 캐릭터


“얼마 전 뽀로로 캐릭터 퍼즐을 선물 받았어요. 어려운 단계의 퍼즐로 갈수록 다툼이 생겨요. 딸 소유가 자꾸 퍼즐을 이상한 데 놓는 거예요. ‘여기 아니야’ 말해도 계속 ‘맞다’고 우겨요.”

이천희는 당시 상황에 감정 이입을 하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티격태격하니, 딸이 퍼즐을 입에 넣더라고요. 오물오물하다가 반으로 ‘북’ 뜯어버렸어요. 어찌나 속상하던지 ‘다 맞췄는데 그거 하나 때문에 못 맞췄다!’고 투정부리면 어느새 딸은 방으로 가고, 아내 혜진 씨가 ‘아~’ 한숨 쉬며 결국 테이프로 붙여줘요.”

아내 전혜진의 한숨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MBC 인기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면 기존의 아빠 출연진들이 보여주지 못한 ‘딸과 싸우는 아빠’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아빠! 어디가?’에서 송종국 씨는 정말 연애하듯이 딸을 키우더라고요. 저는 가끔은 아빠 같고, 가끔은 친구 같아요. 싸우기는 해도 아침에 눈 뜨면 딸이 저에게 제일 먼저 달려와요. 깨워주고 문 앞까지 배웅해주고요.(웃음)”

이어 그는 아내 전혜진에 대해 “같은 직종으로서 날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이라고 기분 좋은 웃음을 보였다.

“배우로서 진짜 중요한 것이 뭔지 알아요. 내 분량이 적은 것, 여배우와 로맨스 신 등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내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신경 쓰며 조언해주죠.”

이어 그는 또 한 가지, 전혜진이 게임을 정말 잘한다는 칭찬도 덧붙였다.

“혜진 씨가 게임을 기가 막히게 잘해요. 내가 아무리 스마트폰 게임을 열심히 해도 아내가 한번 빌려가면 바로 기록 경신을…. 지인들이 ‘대단하다’고 놀라워하는데, 늘 작아진 목소리로 ‘아내가 했어’라고 답하죠.(웃음)”

●“총각 캐릭터에 부담…어라? 이종혁도 하네!”

가족 이야기를 하면 가족 이야기에 푹, 연기 이야기를 하면 연기 이야기에 푹 빠지는 순수한 매력의 이천희. 그는 연기에 관한 이야기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나갔다.
배우 이천희.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이천희.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천희는 ‘시라노’에서 시라노 극장 옆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미스터리 셰프 차승표를 연기했다. 이천희는 극 중 공민영(수영 분)을 짝사랑하고, 서병훈(이종혁 역)에게 형의 복수를 하려는 차승표의 복잡한 내면을 묵직한 존재감으로 표현해냈다.

이천희는 차승표라는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때 가졌던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전에 해보지 못한 멋있는 역할인 거예요. 드라마를 보면 조인성 씨나, 소지섭 씨는 앉아있는 것 조차 멋있잖아요. 그런 멋스러운 연기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죠. 난간에 기대서고, 침대에 앉을 때도 늘 의식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저도 그런 멋진 포즈를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그는 승표 캐릭터에 어울리게끔 평소 다리도 꼬고, 클래식 음악도 들으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고 웃으며 토로했다.

“평소에 차를 타면 과자 주워 먹으며 노는데, 승표로 지내는 만큼은 클래식을 듣자고 마음 먹었죠. 자게 되더라고요. 집에서도 클래식을 틀어 놓으니 혜진 씨랑 딸도 못 견뎌하던데요?(웃음)”

또 멋있는 캐릭터 외에 총각 캐릭터라는 점도 그에게 부담감을 안겼다.

“결혼하고 나이도 있으니, 그에 맞는 역할을 해야하나? 고민하던 중에 이 작품을 만났어요. 배우로서 나의 잠재력을 환기시켜준 작품이었죠.”

특히 함께 작품에 출연한 선배 배우 이종혁도 그에게 색다른 방식으로 힘이 돼줬다.

“대본을 보고 ‘나이에 안 맞지 않나, 오글거리지 않나’ 염려했는데 보니까 종혁이 형도 하고 있더라고요. ‘어라, 종혁이 형도 하네?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전에 영화 ‘늑대의 유혹’ 할 때도 어린 고등학생 역할에 망설였는데, 당시 송승헌 형도 ‘그놈은 멋있었다’에서 고등학생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불륜남 캐릭터는 장인장모에 신뢰감을 더 준 후에”

배우로서 가장이 된 후 달라진 점이 있었을까. 이천희는 “작품을 선택하는 데 고민되는 부분이 생겼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바람 피우는 남편 역할은 싫어요. 장모님이 싫어하실 것 같아요.(웃음) 이전에 한번 불륜남 역할 섭외가 들어왔었는데 거절했어요. 나중에 드라마를 보니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연기를 하는 모습을 장모님이 보실 생각하면…. 사위로서 더욱 큰 신뢰가 생긴 후에 다시 생각해보려고요.”

그렇다고 이천희가 연기 갈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누구보다 새로운 역할, 다양한 연기에 대한 도전 욕심이 큰 배우다. 모델 출신인 이천희는 과거 모델 활동 시절 때도 다양한 얼굴로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한 모델이었다.

“저는 항상 꽃미남 모델들 사이에도 서고, 상남자 스타일 모델들 사이에도 끼어있었어요. 그 외에도 저만의 색깔도 찾고 싶어서 남들 멋스럽게 포즈 취할 때 점프하고, 텀블링하며 찍었죠. 결국 스포츠 전문 모델이 돼서 가장 역동적인 포즈로 기억되는 모델이 됐어요.”

앞으로 배우로서의 그의 바람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다.

“역할의 폭이 넓어지고 싶다는 욕심이 무척 커요. 나이나. 유부남이라는 타이틀에 한정되지 않고요. 그간 이천희라는 이름에 담겨온 느낌과 동떨어진 역할들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불륜남만 아니면 돼요.(웃음)”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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