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욱일기가 먼저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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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일 07시 00분


대한축구협회가 28일 한일전에서 붉은악마가 내건 걸개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일본 축구계에 욱일기가 축구팬들을 자극했다고 일침을 놓았다. 잠실|김민성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28일 한일전에서 붉은악마가 내건 걸개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일본 축구계에 욱일기가 축구팬들을 자극했다고 일침을 놓았다. 잠실|김민성 기자
동아시아축구연맹에 공식입장 전달
“한국 측 행위만 부각…日 정부 유감”


2013동아시안컵 한일전(7월28일)에서 한국응원단 붉은악마가 내건 걸개와 현수막에 대해 일본 축구계가 강한 불만을 제기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31일 공식입장을 담은 공문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에 보냈다.

축구협회는 “경기 전 붉은악마가 대형 걸개를 설치했지만 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규정을 설명하고 현수막을 접어놓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경기 중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국주의 상징)를 흔들자 현수막을 펼치게 됐다. 축구협회의 설득으로 현수막을 철거했지만 이에 대한 항의로 한국팀 응원을 중단했다”면서 “양 국 축구협회가 충분히 협의해 해결할 수 있는데도 일본 정부 고위관리까지 나서 한국을 비난한 건 실망스럽다. 한국의 수도에서 욱일기로 응원한 건 외면하고 한국 측 행위만 부각시키는 태도는 중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자국 대표팀 단장 명의로 된 항의 서한을 29일 EAFF에 보내며 우리 입장을 30일까지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고 문구를 하나하나 검토하다보니 늦어졌다. 영문 번역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

축구협회는 30일 수뇌부 회의를 진행했는데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특히 현수막과 욱일기 반입은 우리 측 관중 관리 소홀을 인정하는 셈이었다. 하지만 일본 관료까지 나서 한국을 지탄한 걸 보면서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강경 입장 표명으로 방향을 정했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일본측이 FIFA에 이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 어떻게 사건이 발단됐는지, 과정은 어땠는지 명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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