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취임 100일]10명중 4명 강남3구 거주… 46%가 재산 10억원 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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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이상 공직자 281명 전수조사

[朴대통령 취임 100일] 1급이상 공직자 281명 전수조사
채동욱 검찰총장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종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사법시험(24회)에 합격했다. 1985∼1988년 육군 법무관으로 복무했으며 이후 검사 생활을 시작해 특별수사통으로 경력을 쌓았다.

현재 부인, 외동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올해 3월 재산 공개 때 12억4900만 원을 신고했다.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되거나 유임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281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채 총장은 △출생지 △학력 △경력 △거주지 △재산 규모 등의 측면에서 고위공무원의 전형(典型)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보와 취재를 통해 거주지가 파악된 209명 중 79명(37.8%)은 서울 강남 3구에 거주하고 있다. 또 재산 구간별로 보면 5억∼10억 원의 재산을 신고한 이가 63명(38.9%)으로 가장 많다. 10억∼20억 원은 47명(29%)이며 20억 원 이상은 28명(17.3%)이다. 재산이 5억 원에 못 미치는 이는 24명(14.8%)이다.

○ 평균 나이 55세, 3명 중 1명은 서울대 나와

고위공직자의 평균 나이는 55세였다. 청와대(54.5세)보다는 행정부(55.1세)의 평균 연령이 다소 높았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96명(34.2%)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의 비중은 2∼5위 대학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연세대가 26명으로 2위였으며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21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한양대는 17명, 육군사관학교 출신은 14명이었다. 특히 성균관대의 경우 행정학과(9명)와 법대(5명) 출신이 강세를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졸업한 서강대 출신 고위공직자는 최순홍 미래전략수석비서관과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등 둘뿐이어서 대조를 보였다. 그 대신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출신 고위공직자가 6명으로 8위를 차지했다.

육사 출신의 약진도 돋보였다.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을 필두로 박흥렬 경호실장,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등이 요직에 포진했다.

평준화가 시행된 이후 고등학교에 입학한 공직자가 늘면서 명문고 집중 현상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의 명문 경기고 출신이 가장 많았지만 15명에 그쳤고, 이어 대전고(11명), 경북고(10명), 서울고(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로 여겨지는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은 12명이었다.

○ 공무원 출신이 4명 중 3명

고위공직자의 주요 경력을 살펴본 결과 공무원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공무원 출신은 211명으로 전체의 75.1%를 차지했다. 청와대(43.4%)보다는 행정부(82.5%)에서 공무원 비율이 더 높았다.

대학과 연구소 등 학계 출신은 10%였고 정치권 출신은 7.5%였다. 군인(5%)과 언론인(1.8%) 출신 고위공직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최순홍 미래전략수석(국제기구)과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체육인)은 이색 경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공무원 출신이 많다 보니 고시 출신 비중도 컸다. 고위공직자 10명 중 7명은 4대 고시(행정, 외무, 사법, 기술)에 합격한 이들이었다. 그중에서도 행정고시 합격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행정부 고위공무원의 경우 76.3%가 고시 출신이어서 ‘창조경제’를 내세우면서 실제론 지나치게 관료에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무원 비중이 낮은 청와대의 경우 고시 출신 비중도 47.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출신지로는 수도권 출신이 71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경북 출신이 47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호남권 출신이 46명으로 그 다음이었다.

○ 면제 비율 일반인보다 높아

병역은 정규 현역 복무자가 64.9%로 가장 많았다. 임관과 동시에 전역하는 6개월짜리 석사장교 21명(7.8%)을 포함하면 현역 비율은 72.7%였다. 석사장교는 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은 뒤 6개월 동안 군사훈련과 전방체험을 거치면 전역할 수 있는 제도다.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 때문에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들이 전역한 뒤 폐지됐다.

보충역은 31명(11.6%), 면제자는 35명(13.1%)으로 분석됐다. 고위공직자들이 군대에 가던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일반인의 병역 면제 비율이 7∼9%였던 것과 비교하면 면제 비율이 다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의 경우 정규 현역 복무자 비율이 68.1%여서 행정부(64.3%)보다 높았다. 병역 면제자 비율은 6.4%로, 행정부(14.5%)의 절반 이하였다. 청와대에 좀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병무청 관계자는 “지금은 병역 자원이 부족해 현역 비율이 90%를 넘고 보충역이 8%, 면제가 2% 정도 되지만 당시는 병역 자원이 넘쳐 보충역, 면제 비율이 지금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장원재·권오혁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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