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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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76위-퍼팅 1위 박인비, LPGA 시즌 3승… 다승-상금 선두

주말 골퍼들은 대개 1m 남짓한 거리의 퍼팅이 남았을 때 상대방에게 ‘컨시드(일명 OK)’를 준다. 실제로 퍼팅을 하지 않아도 성공한 걸로 친다. 물론 내기 결과와 큰 상관이 없을 때의 얘기다. 1타에 억대의 돈이 왔다 갔다 하는 프로의 세계에서는 OK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30cm짜리 퍼팅을 놓쳐 다 잡았던 우승을 날린 선수도 있다.

그러면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이 생각하는 심리적인 OK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선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박인비(25)에 대한 평가는 엄청 후하다. 전 세계랭킹 1위 쩡야니(대만)가 “4m 이내면 무조건 OK”라고 농담을 섞어 말했을 정도다.

‘컴퓨터 퍼팅’을 앞세워 올해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박인비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인비는 29일 미국 텍사스 주 어빙의 라스콜리나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노스텍사스 슛아웃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3승째이자 개인 통산 6번째 LPGA투어 우승.

우승 상금으로 19만5000달러(약 2억1600만 원)를 받은 박인비는 다승(3승)과 시즌 상금(84만1068달러·약 9억3100만 원),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127점) 등에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더욱 굳건히 했다.

올해 통계를 보면 쇼트게임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박인비의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50.714야드로 하위권인 76위다. 페어웨이 적중률도 70%(47위)로 평범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쇼트게임은 얘기가 달라진다. 박인비의 홀당 평균 퍼팅 수는 1.707개로 전체 1위다. 지난해 69%로 33위였던 그린 적중률이 올해 74%(10위)로 좋아지면서 버디 찬스가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퍼팅 실력을 갖췄으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박인비를 보면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골프계 격언이 딱 들어맞는다.

박인비는 “쇼트게임을 잘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솔직히 나도 쇼트게임을 잘하기 위해 굉장히 연습을 많이 한다. 쇼트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감이다. 샷을 할 때도 그렇지만 퍼팅을 할 때는 더욱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박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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