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공기업]한국전력공사, 사업장마다 3색 경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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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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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불 위한 의식·책임경영 쑥쑥

“모든 사업장에 녹색 신호등을 밝혀라.”

한국전력공사의 사업장에는 3가지 색의 경보등이 설치돼 있다. 해당 사업장에서 직전 6개월 동안 발생한 안전사고에 따라 초록(양호) 노랑(보통) 빨강(불량) 경보등이 밝혀진다. 녹색 불이 켜진 사업장은 자체적인 안전관리를 수행하지만 빨간색 불이 들어오면 본사 차원에서 수시로 특별점검활동을 진행한다. 한전 관계자는 “6개월마다 각 사업소의 안전 관리 상태를 통보하기 때문에 직원들 스스로 안전의식을 갖게 되고 책임경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지난해 ‘공공기관 재난관리평가’에서 전체 19개 기관 중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특히 전기를 다루는 현장이 많은 한전은 작은 부주의에도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한전은 △안전활동 시스템 강화로 사고 ‘제로(Zero)’ △재난대응체계 및 위기관리 능력 강화 △예방 진단 점검을 통한 설비관리 향상 등을 올해의 중점 추진 과제로 삼았다.

협력사에 안전컨설팅 지원

한전은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건설사, 전기회사 등 630여 개 협력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전뿐 아니라 협력사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수적이다. 한전의 ‘협력회사 안전컨설팅’ 사업은 한전이 안전전문기관과 공동으로 협력회사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컨설팅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한전은 지난해에는 협력회사 150곳에 컨설팅을 진행했고, 올해는 업체 수를 200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외에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진행하는 안전보건협력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공단이 근로자단체 등 비영리 단체의 안전사고 예방활동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한전은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패트롤(Safety Patrol) 특별점검’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안전 패트롤은 사전 예고 없이 공사현장을 방문해 안전사고 관리 시설이 잘 갖춰졌는지, 직원들이 규칙을 잘 지키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특히 안전 패트롤에는 퇴직을 앞둔 베테랑 직원들이 참여해 숨어 있는 문제점까지 꼼꼼히 찾아낸다.

지난해 총 82명의 인원이 2298회의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올해에는 점검 횟수를 1.5배로 늘릴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안전 패트롤 활동을 전년에 비해 6배 늘렸더니 안전사고 발생률이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며 “올해에는 신규 협력회사가 늘고 새 정부 경기부양 정책에 따라 건설공사가 조기에 발주될 것으로 예상돼 현장 관리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2월 28일 대학교수 공무원 안전전문기관 등 외부전문가들과 내부임직원으로 구성된 ‘안전관리위원회’를 만들었다. 총 10명의 안전관리위원회 위원은 앞으로 한전의 안전문화 확산에 필요한 자문 활동을 하게 된다.

안전관리위원회는 지난해 초 에너지시설의 연이은 사고 발생에 따라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시설 안전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위원회는 한전의 ‘안전담당 최고책임자(CRO)’의 자문기구로 분기마다 1회 정기회의를 열고 안전정책 및 제도 변경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전은 이외에도 자율적인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국민 홍보 활동 강화


한전은 국민들이 안전하게 전기를 사용하고 불의의 사고도 예방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전기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취약시기에 집중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봄철 이사 수요가 많은 3∼5월에는 이삿짐 운반차량이 전력선에 부딪히는 사고가 자주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각종 감전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6∼9월에는 장마나 태풍 등으로 전기 시설이 침수돼 감전되는 사고가 집중되는 편이다. 한전은 지하철 광고나 케이블TV, 옥외 전광판 등을 활용해 시기별로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한전은 운전자를 대상으로 전기 안전사고 예방에도 나섰다. 매년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해 차량과 전력설비가 충돌해 정전사고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체 정전 833건 중 13.2%(110건)가 차량 충돌로 인한 정전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전은 최근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내비게이션 제작업체와 협력해 전력설비 충돌(위험) 지역에 대한 음성안내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다. 한전은 위험지역을 선정해 해당 위치를 업계에 제공할 예정이다. 내비게이션 업계에서 데이터베이스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운전하다 ‘전력설비 충돌위험지역’이라는 안내 멘트를 들을 수 있다.

한전은 우선 전국 충돌(위험) 1만6000곳을 1차년도에 반영한 뒤 매년 1차례씩 추가 위험 지역을 업데이트할 방침이다. 또 한전은 앞으로 경찰청과 협조해 전력설비가 설치된 지역에 교통표지판을 세우고 관련 교통법류를 개정하는 등 운전자의 안전운전과 전력 피해 예방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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