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日총리 “역사인식 외교문제화 원치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6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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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적당"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6일 자신의 역사인식 문제가 외교, 정치 문제화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이날 오전 중의원 내각위원회 답변을 통해 "역사인식에 관한 문제가 외교, 정치문제화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면서 "(역사인식 문제는) 역사가와 전문가에 맡기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과거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제국의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는 인식에 아베 내각은 역대 내각과 같은 입장"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아베 총리는 아카미네 세이켄(赤嶺政賢) 공산당 의원이 "일본의 과거전쟁이 침략과는 다르다는 의미냐"고 물은 데 대해 "정치의 장에서 (역사인식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외교, 정치문제로 발전한다"면서 "역사는 확정시키는 것이 어려운 점도 있으며 나는 신처럼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침략의) 정의는 여러 관점에서 지금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해 침략의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앞서의 입장을 고수했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국내외에서 일고 있는 우려와 비판 세례에 대해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산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사 문제는 전문가에 맡겨야 한다, 나는 신이 아니다' 따위의 발언을 한 것은 여전히 자신의 역사 인식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일본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을 놓고 한국,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외교문제가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23일 참의원 답변을 통해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해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침략 사실을 부정하는 역사인식을 드러냈다.

24일에는 각료들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겠다"고 참배를 정당화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외교루트를 통해 일본정부에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미일 소식통을 인용, 26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무부 당국자는 미국 주재 일본대사관을 통해 역사문제를 둘러싼 일련의 아베 정권 움직임이 주변국과의 관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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