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출신 도르트문트 신병기 “라 리가, 저리 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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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챔스리그 4강 1차전 혼자 4골 레반도프스키

정말 만화 같은 축구 인생이다. 축구 변방국의 별 볼일 없는 프로축구 3부 리그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빅 클럽들이 너도나도 탐내는 선수가 됐다. 폴란드 출신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5·도르트문트).

유도 선수 출신 아버지와 배구 선수 출신 어머니를 둔 레반도프스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뛰어난 운동 능력으로 어렸을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처음 그의 꿈은 폴란드 최고 명문 축구클럽인 레기아 바르샤바에서 뛰는 것이었다. 10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그는 18세에 3부 리그인 델타 바르샤바에 입단했다. 당시 마르고 키도 크지 않아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던 그에게 1부 리그는 머나먼 꿈일 뿐이었다. 첫 해 4골을 넣으며 눈도장을 찍은 그는 이듬해 꿈에도 그리던 레기아 바르샤바 2군 선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부상으로 팀에서 방출됐다.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2006년 3부 리그 팀인 즈니치 프루슈코프에 들어갔다. 독하게 마음먹은 그는 15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팀을 2부 리그로 승격시켰다. 2부 리그에서도 21골로 또 득점왕에 오른 그는 한 단계 다시 올라섰다. 2008년 이적료 36만 유로(약 5억2000만 원)에 폴란드 1부 리그 팀인 레흐 포즈난으로 이적했다. 1부 리그에서도 그의 실력은 통했다. 첫 시즌 리그 득점 2위에 오르더니 다음해 18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팀의 우승도 이끌었다.

외국 클럽들이 그에게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결국 그는 2010년 6월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그의 이적료는 2년 전에 비해 13배(약 65억 원)로 뛰었다. 분데스리가 데뷔 첫해 22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올 시즌에도 23골로 2위 슈테판 키슬링(레버쿠젠·20골)에게 두 골 앞서 있으며 2년 연속 득점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폴란드 1, 2, 3부 리그는 물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득점왕에 오른 그는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존재를 더 크게 알렸다. 그는 25일 독일 시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4강 1차전에 선발 출전해 4골을 터뜨리며 팀의 4-1 완승을 이끌었다. 1골에 그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그의 활약에 빛을 잃었다. 그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5골) 다음으로 챔피언스리그 한 경기 최다 골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고, 역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4골을 터뜨린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그를 두고 세계 빅 클럽들도 주머니를 열 태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아A 빅 클럽들이 구애를 하고 있지만 그는 다음 시즌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뮌헨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에이전트는 25일 “레반도프스키가 이미 뮌헨으로의 이적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이미 도르트문트에서 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마리오 괴체,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의 전 감독 주제프 과르디올라가 다음 시즌부터 뮌헨으로 옮기기로 했다. 그가 합류한다면 뮌헨은 바르셀로나를 넘어 세계 최고의 팀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 언론들은 뮌헨을 ‘제2의 바르셀로나’로 꼽고 있다. 보잘것없는 3부 리그에서 축구를 시작한 레반도프스키는 이제 세계 정상급 클럽 입성을 눈앞에 뒀다. 레반도프스키는 “이제 첫걸음을 뗐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도르트문트#레반도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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