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여직원, 일하던 건물서 투신자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백화점 여성복 매장 파견 직원이 근무하던 백화점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백화점에서 실적 압박을 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1일 오후 10시경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 롯데백화점 7층 야외 테라스(흡연공간)에서 이 백화점 여성복 매장 직원으로 근무하던 김모 씨(47·여)가 20m 아래 3층 야외 베란다 화단으로 떨어져 숨졌다고 25일 밝혔다. 김 씨는 직원들이 퇴근한 지 1시간이 지난 후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난간을 넘어 투신했다. 김 씨는 백화점 휴무일인 다음날 오후 12시반경 순찰 중이던 보안실 직원에게 발견됐다.

김 씨는 남편과 함께 2년 전 전세금과 대출금 2억 원으로 펜션에 투자했다 실패해 스트레스를 받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친구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양천구 신월동의 자택을 가압류 당하기도 했다.
김 씨는 투신 직전 남편과 남동생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씨는 또 매장 영업실적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사람들 좀 그만 괴롭히세요. 대표로 말씀드리고 저 떠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담당직원은 '많이 힘드셨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매장 영업실적 담당 직원이 김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은 500(만 원)이란 숫자에 가까이 하라', '매출을 올려라' 등의 메지시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김 씨가 매출액을 채우기 위해 가족의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들여 실적을 채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김 씨가 근무하던 매장의 실적은 중위권이라 압박을 받을 이유가 없었고 지목된 담당 직원 또한 30년 이상 일한 베테랑으로 회사 내에서도 평판이 좋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 씨와 함께 일한 백화점 동료들을 불러 조사 중이다. 이 백화점의 구리점에서도 올해 1월 매출 압박을 받은 협력업체 직원의 투신자살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여직원#투신자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