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LG와 똑같이 실내훈련” 류중일감독이 보여준 공평성의 불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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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6일 07시 00분


삼성 류중일 감독은 25일 잠실 경기를 앞두고 팀 선수들에게 비로 실내 타격훈련을 한 LG 선수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타격훈련을 하게 했다. 스포츠동아DB
삼성 류중일 감독은 25일 잠실 경기를 앞두고 팀 선수들에게 비로 실내 타격훈련을 한 LG 선수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타격훈련을 하게 했다. 스포츠동아DB
삼성-LG전이 열린 25일 잠실구장. LG가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려던 오후 3시 무렵 비가 내렸다. 지나가는 비쯤으로 생각했지만, 약했던 빗줄기는 LG 타자들이 타격훈련을 시작하자 굵어졌다. LG 선수들은 일단 덕아웃으로 들어가 대기했다. 10여분이 지나도 빗줄기가 가늘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코칭스태프는 실내에서 타격훈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LG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철수하자 그라운드에는 방수포가 깔렸다. 비가 더 내리더라도 오후 6시30분 시작하는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잠실구장 관리본부는 흙이 깔려있는 그라운드의 대부분을 방수포로 덮었다.

그러나 삼성 선수들이 잠실구장에 도착한 오후 4시쯤에는 빗줄기가 많이 약해졌다. 삼성 선수들은 경기장 한쪽에서 러닝과 체조로 몸을 가볍게 풀었다. 그 사이 비가 그쳤고, 구름이 걷히며 햇볕이 들었다. 방수포를 걷어내고 정상 훈련을 해도 무방했다. 그런데도 삼성 선수들은 LG처럼 실내훈련장에서 타격훈련을 진행했다. 일부 선수들만이 그라운드에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삼성 류중이 감독은 ‘왜 방수포를 걷어달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원정팀이기 때문에 방수포를 걷어달라고 요청하기가 어렵다. 운동장을 관리하는 쪽에서 결정할 일이다. 그래서 LG처럼 실내에서 훈련했다”고 대답했다. 그런 뒤 류 감독은 “LG도 실내 훈련을 했고, 우리도 실내 훈련을 했으니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것이 아닌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훈련은 공평하게, 승부는 치열하게!’ 야구의 또 다른 불문율이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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