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재벌→대기업집단, 정글자본주의→상생경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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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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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용어’ 토론회… 부정적 이미지 바로잡을 새 용어 제안

“재벌이라는 말은 이제 쓰지 말아주세요.”

전국경제인연합회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 25일 시장경제를 설명하는 용어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며 재벌을 ‘대기업집단’으로 바꾸는 등 새로운 용어 사용을 제안했다. 한경연은 이날 ‘바른 용어를 통한 사회통합의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현진권 한경연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우리 사회가 바른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 사회 혼란이 오고 통합이 저해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은 군국주의를 연상시키는 재벌은 대기업집단으로, 전쟁을 연상케 하는 ‘시장지배자’와 ‘시장점유율’은 각각 ‘소비자 선택기업’, ‘소비자 선택률’로 변경하자고 주장했다. 또 공익산업이나 공공재 같은 용어는 (민영화 등) 다른 가능성에 대한 고려를 봉쇄하기 때문에 철도, 전력 등 산업 명칭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신중섭 강원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경제적 자유주의 또는 시장과 관련된 용어들이 부정적인 의미를 많이 함축하고 있다”며 “사상, 이념에 관련된 언어들이 부정확하게 쓰이면 사람들의 사회 인식에 혼란이 일어나고 이는 사회 혼란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한경연 사회통합센터는 이와 관련해 ‘자본주의’를 ‘시장경제’로, ‘약육강식 자본주의’를 ‘조화 자본주의’로, ‘정글 자본주의’를 ‘상생경제’ 등으로 바꾸는 ‘바른 용어 사용을 위한 제안’을 정리해 내놓았다.

이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의 용어를 바로잡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래 의미와 다른 단어를 제안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경쟁관계에 초점을 맞춘 ‘정글 자본주의’를 협력관계를 뜻하는 ‘상생경제’로 바꾸거나, 독과점을 염두에 둔 ‘시장지배’를 독점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소비자 선택’으로 변경하자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재벌#바른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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