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6일 새벽 최소 7이닝 호투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5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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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닝을 소화해라'

26일 오전 2시(한국시간) 시티필드에서 뉴욕 메츠를 상대로 시즌 5번째 등판한 LA 다저스 좌완 류현진에게 떨어진 특명이다. 다저스는 메츠와의 2경기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지난해 5월 부상 이후 첫 등판한 테드 릴리 2명의 선발이 나란히 5이닝씩만을 소화했다. 불펜진에 하중이 걸렸다.

커쇼는 제구력 난조로 투구수가 늘어서, 릴리는 빅리그 첫 등판이어서 투구이닝을 제한했다. 메츠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등판하는 선발 류현진으로서는 최소한 7이닝을 책임져야 불펜진이 부담을 덜 갖게 된다. 더구나 다저스는 이 경기를 마치고 LA로 이동해 27일부터 무서운 화력으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경기가 곧바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휴식이 없다.

류현진이 리드를 지키면서 최소한 7이닝을 던져야 하는 이유는 '7회 투수' 로널드 벨리사리오가 2경기연속 등판한데다가 25일 연장 10회 3-7로 역전패당한 경기에서 1.2이닝을 던졌다. 26일 등판이 어려울 수도 있다. 6회 구원 등판한 좌완 J P 하웰이 연속 볼넷으로 위기에 몰려 돈 매팅리 감독은 벨리사리오를 일찍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의 구원진 운영은 가급적 이닝을 마치도록 한다. 승부의 분수령 게임이 아닌 이상 마무리 투수가 1이닝 세이브를 하는 이유다. 이닝을 바꿔서 등판할 경우 덕아웃에서 어깨가 식어 다음 회 등판에 투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선발이 조기에 무너졌을 때 등판하는 롱맨만 예외다.

류현진은 4차례 선발등판에서 6.1이닝이 최다 투구다. 7회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자를 내보내 교체됐다. 메츠전에 리드를 안고 7회까지 투구해야 승리방정식에 투입되는 셋업맨 켄리 잰센-마무리 브랜드 리그로 이어질 수 있다. 다저스는 이날 하웰에 이어 벨리사리오-잰센까지 잘 이어 던지며 3-2,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마무리 리그가 메츠의 강타자 데이비드 라이트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블론세이브하면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리그도 10회 조시 월과 교체됐다.

다저스는 이날 메츠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연승의 분위기를 소방수 리그가 방화범이 돼버리면서 날려 버렸다. 그러나 다행인 점은 팀의 주포인 맷 켐프의 타격이 서서히 감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올 시즌 첫 우월홈런으로 다저스 팬들에게 위로의 선물을 안겼다. 매팅리 감독은 켐프의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자 3번 켐프를 4번 애드리언 곤살레스와 바꾸는 타순조정으로 자극을 줬다. 메이저리그에서는 3번 타자가 팀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다. 타격의 정확도, 클러치능력, 파워 히팅을 겸비한다. 켐프는 이날 홀로 3타점을 올렸다.

류현진은 지난 볼티모어전에서 전국구로 이름을 날릴 기회를 놓쳤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팀을 상대로 팀의 4연패를 끊으면서 3연승 행진을 작성했으면 류현진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을 법했다. 하지만 4-0의 리드를 날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번에 1승1패로 승부를 가리는 게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 경우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커진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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